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 (KS:005930) 주가는 7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증권업계에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성과에 따라 두 반도체 회사의 주가 희비가 엇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600원(0.77%) 오른 7만8300원에 거래됐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2일 7만9600원에 거래를 시작한 삼성전자는 지난 3월28일 8만원대로 올라섰으나 4월17일 7만원대로 내려온 후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7만원대에서 움직이는 한편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고공행진이다. 전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사상 첫 20만원 선으로 올라섰다. 엔비디아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고객사로 두고 있는 SK하이닉스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 (NASDAQ:NVDA) '어닝 서프라이즈'에 SK하이닉스 불기둥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은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깜짝실적' 영향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가 만드는 AI 연산용 GPU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를 가장 큰 비중으로 공급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1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260억달러(약 34조원)로 전년 동기의 71억9200만달러 대비 262% 증가했다. 월가 전망치(246억9000만달러)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영업이익은 169억달러(약 23조원)로 1년 전의 21억4000만달러 대비 무려 8배 늘었다. 이 역시 월가 전망치인 128억3000만달러를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461% 늘어난 6.12달러를 기록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예상 수요량 대비 SK하이닉스 생산량은 60%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HBM3와 HBM3E 시장 진입이 늦어진 경쟁사의 생산량은 SK하이닉스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올해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상당히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올 하반기에도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높은 가격 프리미엄이 지속될 것"이라며 "AI 서버 고용량 D램 모듈을 독점해 온 SK하이닉스에 여전히 유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수장 전격 교체… "분위기 쇄신"
삼성전자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하며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 하락과 파운드리 사업 부진 타계를 위한 분위기 쇄신에 나서고 있다.
지난 21일 삼성전자는 신임 DS부문장에 전영현 부회장을 위촉했다. 1960년생인 전 부회장은 '기술통'이다. LG반도체 책임연구원으로 메모리 시장에 입문한 후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에 합류해 메모리 사업부장 및 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삼성SDI 대표이사를 거쳐 미래사업기획단장과 SAIT(삼성종합기술원) 원장을 맡았다.
지난 2022년부터 3년5개월 간 반도체 수장 자리를 맡아왔던 경계현 사장은 전 부회장이 담당하고 있던 미래사업기획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DS 부문 신임 부문장은 우선 고대역폭메모리(HBM) 신제품 개발, 수율 향상에 주력하는 동시에 파운드리 실적 개선에 초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신임 부문장은 신기술의 선제적 개발과 기술 경쟁력을 최우선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번 DS 부문장 교체의 원포인트 인사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분위기 쇄신의 전환점을 마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