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베를린, 2월14일 (로이터) - 독일 정부는 13일(현지시간) 그리스가 유로존에 계속 머물러 있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독일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그리스를 포함해 유로존 전체를 유지하기를 원한다"며 "그리스에 대한 모든 지원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구제금융 협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으려면 추가적인 개혁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고위 관리를 아테네에 파견한 가운데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그리스가 2010년 이래로 세 차례나 구제금융을 받았음에도 아직까지도 유리한 조건의 융자를 바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EU 집행위원회는 얼마 전 그리스의 경제성장률이 금년 2.7%, 내년 3.1%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은 바 있다. 그리스의 중앙은행 총재인 야니스 스투나라스는 국제 금융기관들과의 협정이 조속히 마무리 되지 않으면 그 정도의 경제성장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리스가 수십 억 유로에 달하는 신규 융자를 받을 수 있을지 여부는 그리스 정부가 경제개혁 의무사항을 얼마나 잘 지키고 있는지를 검토하는 두 번째 심사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몇 달에 걸쳐 노동시장과 에너지 시장에서의 개혁 문제를 놓고 잡음이 일더니 이번에는 IMF와 그리스에 융자를 제공한 유럽 은행들 간에 재정 목표치를 놓고 이견이 발생하고 있다.
IMF는 이번에 그리스의 구제금융에 직접 관여하지 않으며 그리스 정부가 갈수록 쌓여가는 부채 압력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줘야만 신규 융자를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라가르드 IMF 총재는 로이터와 두바이에서 행한 인터뷰에서 "IMF는 도움 요청을 받았지만 다른 국가들과 공평한 조건 하에서만 도와줄 수 있다. 즉 우린 특정 국가를 위해 파격적인 조건으로 융자를 제공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답변은 IMF가 그리스에 대해 취하는 입장을 놓고 EU 측으로부터 여러 차례 비판을 받은 후에 나온 것이다.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자국 정부가 파격적인 조건의 융자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IMF가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참여할지 여부를 결정하고 적정한 수준의 요구를 내놓아 달라는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그간 IMF가 참여 여부 결정을 놓고 계속 시간을 끌어왔으며 그리스 정부는 브뤼셀에서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회합을 갖는 이번 달 20일까지는 최소한 정치적 범위 내에서 합의가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리스의 안테나 TV 채널에서 "IMF가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참여할지 여부에 대해 라가르드 총재에게 빨리 결정을 내려달라고 요청하는 것일 뿐이다. 이에 더해 너무 과도하지 않은 적정한 수준에서의 개혁 요구를 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구체적인 대답을 내놓지 않고 시간만 끄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발디스 돔브로프스키 EU 집행위원회 부의장은 IMF가 너무 비관적이라고 논평했다. 그는 "문제는 IMF가 그리스에 대해 경제성장 및 정부재정 예상치를 너무 비관적으로 잡고 있다는 것이다. IMF는 사실에 근거해서 자신들의 예상치를 수정하려 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금융기관의 전문가들은 이번 주에 아테네를 방문하여 개혁 진전상황 점검을 할 예정이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은 15일에 아테네를 방문하여 2차 진전상황 검토를 마무리하는데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검토가 성공적으로 완결될 경우 그리스는 860억 유로(104조6,840억원)에 달하는 신규 구제금융을 받게 되고 이로써 금년 여름까지 그리스 정부가 720억 유로(87조6,430억원)의 부채상환을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 절차는 매우 험난한 과정이어서 지난 2015년 중반에 벌어졌던 것처럼 그리스가 유로존 탈퇴 직전까지 갔던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편집 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