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7일 (로이터) - * 스톡스600지수, 0.2% 하락 마감...올해 현재까지 7% 후퇴
* 은행주, 차익 매물에 하락...伊 은행 특히 취약
* 바이엘, 회사채 발행 소식에 주가 급락...화학주 압박
* 휴고보스도 폭락, 기업 쇄신안 효력 보는 데 시간 걸릴 것으로 예상돼
밀라노, 11월17일 (로이터) - 유럽증시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 대선 승리에 따른 강력한 '리스크-온' 랠리 이후 16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이 한숨 쉬어가며 사흘 만에 하락세로 마감했다.
트럼프의 재정 부양안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궤도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조성되며 시장의 관심이 다시 미국의 통화정책으로 전환됐지만,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를 낙관한 러시아 에너지 장관의 발언 이후 국제 유가가 반등하며 유럽증시의 낙폭을 제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형 부양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그간 은행주 등 경기순환주 주도로 상승했지만, 시장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제 경계감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마켓증권의 유럽부문 수석 전략가인 스테판 에콜로는 "시장 참여자들이 트럼프의 승리 영향을 미리 가늠해 보려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연말까지 유틸리티 등 낮은 변동성의 업종들로부터 은행, 통신 등으로의 로테이션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0.2% 내린 338.47에 장을 닫았다. 이 지수는 올해 현재까지 약 7% 밀린 상태지만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의 예상을 깬 미 대선 승리 이후 전일까지 상승 가도를 달려왔다.
영국 FTSE100지수는 0.63% 내린 6749.72, 독일 DAX지수는 0.66% 밀린 1만663.87, 프랑스 CAC40지수는 0.78% 빠진 4501.14를 기록했다.
스페인 IBEX35지수는 0.56%, 포르투갈 PSI20지수는 0.21%, 이탈리아 MIB지수는 0.73% 후퇴했다.
이날 은행주가 증시의 약세를 주도했다. 유럽증시의 은행업종지수는 8개월래 고점을 경신한 뒤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으로 1.2% 하락했다. 특히 방카포폴라레디밀라노와 다른 이탈리아 은행주에 대한 매도세가 상대적으로 거셌다.
분석가들은 이미 자본 레벨과 부실대출에 대한 우려로 악영향이 번졌던 이탈리아 은행주에 대해 내달 4일 예정된 이탈리아 헌법 개정 국민투표의 부결 전망이 강화되며 지속적인 약세를 점쳤다.
도이체방크는 국민투표가 부결될 경우 이탈리아 은행주의 약세로 인해 이탈리아 MIB지수가 내년초까지 6%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독일 제약사 바이엘이 몬산토를 인수하는 데 드는 재정 마련을 위해 40억유로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는 소식에 4.2% 급락했다. 이로 인해 유럽증시의 화학업종지수는 1.2% 후퇴했다.
독일의 결제 서비스 기업인 와이어카드는 긍정적인 2017년 가이던스를 발표한 뒤 7.5% 급등했다. 또 프랑스의 건설 및 미디어 그룹인 브이그도 예상보다 큰 폭 증가한 3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하면서 연 실적 전망을 고수한 뒤 2.7% 전진했다.
반면 독일 패션 브랜드인 휴고보스는 브랜드 수를 줄이고 젊은층 고객들에 어필하겠다는 기업회생안이 2018년에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최고경영자(CEO) 발언에 주가가 10.2% 추락했다.
(편집 이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