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은 지난달 24일 진행된 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투자자들이 본인의 상황에서 가장 보수적인 투자 방법을 택해야 한다"며 "금융사는 고객이 불이익이 났다면 아무리 수익이 많이 났어도 결국은 손해라는 생각으로 투자자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한 번도 실수하지 않는 투자 방법이 있다. 할 때마다 매번 이익이 난다. 시장 상황이 아무리 나빠져도 절대로 손실이 나지 않는다. 비법은 바로 '절약'이다. 투자의 목적은 돈을 모으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의 출발은 절약에서 시작돼야 한다."
8월에 이어 9월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물가 통계가 시작된 이후 5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때문일까. 1%대의 낮은 금리에도 시중의 돈은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7월말 기준 시중은행 원화예금액은 1440조원으로 1년새 8% 가량 늘었다.
은 지난달 24일 100세 시대를 맞아 안전하게 장기간 투자할 수 있는 비법을 듣기 위해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점 100세시대연구소로 향했다. 100세시대연구소는 100세 시대를 맞아 행복한 노후와 생애자산관리 전략을 찾기 위해 2011년 NH투자증권이 설립한 연구소다.
2017년 연구소장으로 부임한 박진 100세시대연구소장은 1994년부터 20년간 유통·미디어 관련 애널리스트로 활동한 금융 전문가다. 취임 2주년을 맞은 그는 "애널리스트로 일했던 지난 20년은 수익을 가장 최우선의 가치로 생각했다면, 연구소장으로 근무했던 최근 2년간은 수익보다 수익을 내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은 시간"이라며 "금융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털어놨다.
◆"노후준비, 7억4000만원 필요한데…"
박 소장은 매주 대중을 상대로 강연에 나설 정도로 소통하는 걸 좋아한다. 주로 노후 준비에 나서는 50대 이상을 많이 만나지만 20~30대 젊은층과의 만남도 자주 있다.
그는 50대 이상을 만날 때면 농담과 진담을 섞어 "노후 준비 늦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수익을 늘려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는 걸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50대 이상 노년의 노후 준비는 공격적인 투자보다 지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0.1% 높은 수익률보다 0.1% 낮은 위험도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두 달에 한 번 발간하는 잡지 'THE 100' 50호(9월호) 표지.
반면 시간적 여유가 있는 젊은층은 공격적인 투자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는 게 박 소장의 입장이다. 다만 이와 별개로 젊은층은 개인연금은 필수적으로 가입할 것을 강조했다. 박 소장은 "개인연금은 세제 효과와 복복리 수익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무엇보다 해지시 패널티가 있기 때문에 다른 상품에 비해 유지율이 높다. 마지막까지 유지할 수 있는 게 개인연금"이라 말했다.
그는 60세에 은퇴한 부부가 100세까지 살기 위해서는 매달 생활비로 240만원, 총 7억4000만원이 필요하다는 통계를 내놨다. 그러면서 젊은층이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을 꾸준히 들면 실제로는 3억6000만원만 있으면 노후를 준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소장은 "서른에 취직해 30년간 3억6000만원을 모은다고 생각하면 사실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을 것"이라며 "개인연금은 젊은층에게 더 중요한 상품이다. 지금이라도 필히 가입할 걸 권한다"고 말했다.
◆"당장 쓸 돈 없어도 저축하는 습관 가져야"
다만 월세 교통비 통신비 등 숨막히는 지출에 쓸 돈 없는 젊은층에게 매달 몇 십만원에 달하는 개인연금 저축은 사치. 개인연금도 돈이 있어야 가입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박 소장은 "비합리적 소비행태를 줄여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저축이나 투자는 미래에 대해 소비다. 당장 쓸 것이냐 남겼다가 미래에 쓸 것이냐를 결정하는 것이지 쓰지 말라는 게 아니다"라며 "당장 쓸 돈도 없다고 말하는 건 본인의 소비 성향에 문제가 있다는 걸 의미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20~30%의 비합리적 소비를 하고 있다. 이런 돈을 줄여서 개인연금 들고 저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소장은 최근 문제가 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뱉었다. 그는 "모든 투자자들이 본인의 상황에서 가장 보수적인 투자 방법을 택해야 한다. 또 투자 대상은 본인이 평생했고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며 "금융사는 고객이 불이익이 났다면 아무리 수익이 많이 났어도 결국은 손해다. 투자자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후준비의 가장 중요한 전략은 안정성이라 거듭 강조했다. 박 소장은 "20~30대 젊은층은 개인연금을 지키면서 집을 위한 목돈 마련을 병행해야 하고, 40대는 자녀 교육 등에 대한 지출이 많기 때문에 소득의 10%가 넘지 않는 범위에서 투자해야 한다"며 "50대 이상은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지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노후는 절대 우중충하지 않다. 노후가 아닌 제2의 인생이 되길 희망한다"고 화이팅을 외쳤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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