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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관호이 작은 경제 이야기] 테이퍼링을 끝내야 금리인상 여유가 생기지?

입력: 2021- 10- 09- 오후 06:49
© Reuters.  [임관호이 작은 경제 이야기] 테이퍼링을 끝내야 금리인상 여유가 생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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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임관호 기자] 2021년 4분기의 시작 10월 9일, 올해도 불과 두달남짓 남겨놓고 있다. 마켓은 고민이 많다. 걱정했던 코로나 경제가 아직은 확신할수는 없지만 그래도 8부능선을 넘어가는 상황에서 또다른 걱정거리가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은 터질듯이 올랐던 고점때문에 올해들어 뚱뚱한 몸으로 힙겹게 달려가고 있지만 하락할 핑게거리를 찾으면 바로 반응을 보이며 거침없이 달려들었던 개미들에게 공포를 안겨주고 있다. 재난 지원금이든 실업수당이든 지난 2년간 차곡차곡 쌓아놓았던 미국 가계의 여유자금 1조8천억달러는 은행 곳간에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가 안겨준 전대미문의 유동성 장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생각이 아직까지는 더 강하다. 

이제는 자금을 지원할 필요가 없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즉 연준은 11월 테이퍼링 시작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폭발적인 코로나 지원성 유동성으로 물가가 뛸 것이라는 것은 예측했지만 일시적 수요 급증, 기후변화에 따른 공급 차질, 코로나에 따른 생산 중단 등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불어닥친 공급망 차질은 해를 넘겼지만 여전히 강력하게 세력만을 더 키우고 있다. 전기차의 급속한 시장 확대로 예상에 없던 반도체 칩 부족이라는 공급차질, 이상기후에 따른 화재, 그리고 미국과 중국간의 갈등 격화에 따른 자원전쟁 부품전쟁 무역전쟁까지 악재투성이 글로벌 경제가 되어 버렸다. 

호재는 안보이고 악재투성이인 글로벌 경제가 코로나 경제를 대체하려하고 있는 2021년 4분기의 최대 이슈는 연준의 테이퍼링이다. 채권매수를 통한 시장 유동성 지원을 이젠 멈춘다. 그리고 내년 심각하게 경제현실에 직면할 스태그플레이션을 대응하기 위한 금리인상 카드를 남겨놓는다. 연준은 엄청난 유동성에 따른 인플레보다 스태그플레이션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내기 위해 테이퍼링은 무조건 'GO', 그것도 내년 상반기까지 완료한 후에 스태그플레이션과 전쟁을 위한 금리인상 카드를 확보해 내야 한다는 목표가 생긴듯 하다. 

이를 뒷받침해주듯 국제유가는 2014년 이후 7년여만에 WTI 배럴당 가격이 8일(현지시간) 장중 80달러를 돌파하며 인플레에 기름 붓는 모습을 연출했다. 에너지 시장은 묘한 상황에 처해 있다. 2030년 혹은 2050년 탄소제로(현수준 동결)라는 나라별 목표를 설정, 열심히 그린에너지 투자를 하고 있어서일까, 이 얘기는 바꿔말하면 화석연료 개발 투자가 멈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화석에너지의 생산과 투자가 멈췄다는 것은 공급이 늘수 없다는 의미, 반면 그린에너지 투자액은 급증하고 있지만 투자효율성이 올라오기에는 어느정도 시간차이가 필요한 상황. 당연히 에너지가 부족해지고 있다고 아우성일수 밖에 없다.

이런 와중에 지구의 이상기후 시계는 더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유엔산하의 IPCC(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협의체)의 2030년까지 어느해이건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평균온도가 1.5도 더 높아질 것이라는 경고를 되씹지 않는다 해도, 영화 인터스텔라의 첫 타이틀 화면처럼 이상한 화재가 지구촌 곳곳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바람이 안불어 그 많이 투자했던 풍력발전소가 움직이지를 않고, 정치적 갈등으로 공급받던 천연가스가 갑자기 줄어들고, 석탄 수입이 금지되면서 그 동안 잘돌아가던 화력발전소가 멈추고, 기후변화라는 환경적 요인과 코로나가 가져다준 변동성이 많아진 수급상황, 그리고 갈수록 격화되는 신냉전식의 정치적 갈등이 세상을 더 어지럽히고 있다. 

국제유가는 미국이 시장개입을 본격화 하기전에는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국제유가의 움직임은 인플레와 바로 직결된다. 국제유가 상승=11월 미국 연준 테이퍼링 시작이라는 공식처럼 굳어져가고 있다. 주식시장은 테이퍼링에 대한 걱정 보다는 내년부터 시작될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걱정이 더 크다. 몇 번을 할 것인가. 현재는 금리인상이 내년 두번일 가능성이 제일 유력하지만 시장 상황이 변한다면 네번인들 힘들지 않다는걸 잘 알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이 안겨준 또 다른 선물은 다름아닌 부채라는 고도비만이다. 저금리시대에 부채는 쉬운 자산이었다.  내년에도 저금리시대는 지속될 것이다. 물론 상대적인 것은 부채에 대한 이자비용 부담이 현재보다 얼마나 늘어날 것인지에 있다. 한국은행은 OECD회원국중 처음으로 지난 8월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10월 혹은 11월에 두번째 금리인상 단행을 남겨놓고 있다. 두번째 금리인상도 OECD회원국중 최초가 될 전망이다. 캐나다가 금리인상을 했고 최근에는 뉴질랜드가 금리인상 행렬에 뛰어들었다. 물론 이머징 마켓 국가들의 기준금리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연준보다 1년 앞선 이들 국가의 금리인상은 대외의존도가 큰 국가경제일수록 먼저 금리인상을 통해 부작용을 줄이자는 의도다. 이런 상황으로 보면 미국이 내년에 금리인상을 하는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경제대국다운 금리인상 순서이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9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지표가 8일(현지시간) 발표됐다. ADP의 9월 신규 고용이 며칠전 예상치를 상회할 정도로 양호한 고용을 보여줬기 때문에 당연히 호전된 고용지표를 기대했지만 예상을 빗나갔다. 시장 예상치에 훨씬 하회하는 신규고용이 발표됐다. 추가실업수당이 9월부터 중단돼 은근히 신규 고용이 많이 늘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고용지표는 올해들어 최저의 신규고용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은 그정도면 테이퍼링 하는데 문제 없을 정도라는 인식이 확고하다.

왜 그럴까. 인플레와 더불어 점점 조여들고 있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 때문이다. 공급망 차질로 만들고 싶어도 만들수 없는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침체는 불보듯 뻔하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 이미 지난 1월이후 경제부진의 늪에 빠져 1년을 채우려고 하고 있다.  중국 상황이 이머징 마켓과 유럽 미국으로 전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할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경제지표도 특히 제조업 지표가 노동력 부족, 공급망 차질 등으로 이미 꺽이고 있다. 소비시장은 그 다음 침체의 수순을 밟을 것이다.

이점이 미국 연준에 제일 우려하는 것이다. 경기를 부양할 카드, 즉 금리인하를 해줘야 할 상황이 다가오고 있는데 그 때를 위해 미리 테이퍼링을 완료하고 그리고 금리를 몇차례 인상 해놓고 그 다음에 다가올 경제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인상을 글로벌 마켓중에 제일 빠르게 인하하고 싶기 때문이다. 몇년후의 금리인하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 차원의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연준은 테이퍼링를 단계적으로 하지도 못하고 곧바로 금리인상을 해야하는, 연준의 주도권이 상실된 경제상황을 만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급등한 물가는 또 물가를 폭등시키고, 물가 폭등으로 소비는 폭락시키고, 그리고 기업을 폭락시키고, 그렇게 폭침하는 경제상황 때문에 선택의 여지 없이 무조건 따라가야 하는 그런 통화정책을 펴고 싶지 않기 때문에 11월 테이퍼링를 연준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테이퍼링 시대가 코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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