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1월16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달러/원 환율은 16일 1110원을 하향 이탈한 이후 '빅 피겨'를 앞둔 긴장과 수급 사이에서 변동성 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급증과 이에 따른 봉쇄조치에도 백신 개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지지하면서 뉴욕 주요 주가지수는 1%대 상승하고 글로벌 달러는 하락했다. 특히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역외 달러/위안은 6.6위안 아래로 미끄러졌고 역외거래에서 달러/원 환율은 1110원을 하회해 '빅 피겨' 1100원으로 한 발 더 다가섰다. 위험선호 심리와 글로벌 달러 약세 등 원화 강세에 우호적인 대외 여건이 맞물린 영향이다.
최근 7거래일 동안 외국인 주식 순매수 규모가 4.3조원에 달하고 이와 관련된 달러 매물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달러/원 환율은 연일 뒷걸음질 치고 있다.
일방적인 환율 하락에 따른 외환 당국의 시장 모니터링 강화와 스무딩 오퍼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시장 심리와 수급이 환율을 아래로 끌어내리면서 환율의 하락 브레이크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 중 발표될 중국의 10월 산업생산 및 소매판매 등 주요 실물지표 결과가 주목된다. 중국 실물지표 호조에 따른 위안화 강세 모멘텀이 강화된다면 원화는 덩달아 강세 압력을 키울 준비가 돼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공격적인 외인 주식 매수세도 이어진다면 달러/원은 빅 피겨에 대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1100원 하향 이탈 가능성을 높이며 하방 압력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
골드만삭스는 중국과의 밀접한 무역 관계와 기술 중심의 무역 구조를 가진 한국 경제의 가파른 회복을 전망하면서 원화 절상을 예상했다. 그러면서 원화 강세가 수출에 꼭 부정적이지 않다는 분석도 함께 곁들였다. 환율 쏠림을 우려하는 외환 당국의 개입 가능성을 두고 시장 참가자들이 긴장하면서도 이를 고점 매도 기회로 활용하려는 수급 주체들도 포진해 있는 만큼 당국 개입의 효과에 물음표도 달린다.
그렇다 보니 당국 개입에 기댄 얕은 일부 롱 포지션에 따른 반작용이 환율 하락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온다.
물론 달러/원 1100원 레벨이 당국이 생각하는 환율 쏠림 판단의 빌미가 될 수 있는 만큼 환율이 아래를 향해 무작정 달릴 수는 없겠지만, 만약 외인 주식 자금 등의 수급이 쏠린다면 환율의 하방 압력은 거세질 수 있다.
달러/원 1100원 근처에서 수급과 당국의 눈치 보기 속에서 환율은 단기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편집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