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5월16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중국의 부채 의존도 축소 노력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중국의 말보다 행동에 주시해야한다. 지난주 인민일보는 익명의 '권위있는 인물'과의 인터뷰를 게재하며 그가 중국의 높은 레버리지는 '원죄(原罪)'라고 말했다고 인용 보도 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공개된 자료에서 중국 내 인프라와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가운데 부채가 여전히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채 수치가 낮아질 때까지는 중국 정부가 (막대한 부채를 줄이기보단) 여전히 대출을 통한 성장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는 편이 나을 듯 하다.
최근 나온 대출 자료는 표면적으로 중국 경제가 부채 중독 치료에 들어갔음을 신호하는 듯 보인다. 중국 정부가 산출하는 포괄적 유동성 지표인 신규 사회융자총량(TSF)은 4월 7510억위안(미화 1150억달러)으로 3월의 2조3000억위안에 비해 급감했다. 이 가운데 위안화 신규대출 규모 는 5640억위안으로 3월의 1조3000억위안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는 인민일보가 5월 9일 보도한 인터뷰가 당국의 정책 변화를 신호한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치를 자세히 살펴보면 사실 예전과 크게 달라진 바가 없다. 4월 사회융자총량에는 지방정부의 부채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출자전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발행된 1조위안 규모의 지방채는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UBS는 이를 포함시킬 경우 4월 대출이 전년동기 대비 17%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TSF는 중국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비해 2배 이상 가파른 속도로 증가한 것이다.
게다가 신규 대출자금은 중국에서 수 년간 성장 불균형을 주도해왔던 바로 그 부문에 투입되고 있다. 상하이와 선전 등 주요 도시의 부동산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발표된 중국 국가통계국(NBS)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월 건축면적을 기준으로 한 건축착공은 전년동기에 비해 21.4%나 증가했다.
UBS는 인프라에 대한 지출 증가세가 소폭 완만해졌지만 지난해 4월과 비교해서 여전히 21% 증가했으며, 유틸리티에 대한 투자 증가 속도는 이보다 훨씬 빨랐다고 전했다. 한편, 민간부문 기업들은 대출 부족에 대한 불평을 쏟아내는 실정이다.
중국 경제의 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정부는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문으로의 자본 흐름을 유도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나온 자료를 감안할 때 현재는 이러한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부채 문제를 '원죄'로 인정했어도 원죄를 갚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라훌 야곱 칼럼니 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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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