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2월4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달러/원 환율은 4일 또 다시 레벨을 높여 1190원대로 올라설 전망이다.
국내외 금융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임박했다는 신호에 환호해왔던 시장 분위기가 싸늘히 식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홍콩인권법 서명을 전후해 교착관계에 빠진 것으로 보이는 양국 간 무역협상이 다시금 분쟁 국면으로 치달으며 장기화될 우려까지 불거지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합의를 2020년 대선 이후까지 기다려야될 수 있다면서 중국과의 무역합의에 데드라인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중국과의 무역합의에 있어 시기보다는 올바른 합의인지가 더 중요하다면서 오는 15일로 예정된 대중 관세 부과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로스 상무장관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합의에 근접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미국 정부가 올해 초 중국 화웨이를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퇴출시키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간밤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고,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낙폭이 두드러졌다. 외환시장에서는 안전통화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고, 달러/위안(CNH)은 7.08선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이에 역외거래에서 달러/원 환율은 1190원대로 진입했다.
무역협상 기대를 한껏 반영하며 강세폭을 대거 확대했던 원화에 대한 조정 과정이 연말 장세에서 다소 거칠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1200원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시장은 레벨 부담과 함께 경계감을 키우겠지만 무역분쟁이 더 격화되는 조짐을 보인다면 원화의 약세 행보는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한국의 펀더멘털도 아직 뚜렷한 반등을 감지하기 힘든 데다 최근 수급마저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쪽으로 형성되고 있다. 외인 주식 매도 공세가 전날까지 19거래일째 지속되고 관련 역송금이 계속 유입되는 만큼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둬야할 시점이다.
펀더멘털, 수급, 심리, 시장을 움직이는 세가지 요인 모두 원화 약세 쪽으로 향해있다. 결국 잠시 기대에 들떴던 시장이지만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는게 확인된 만큼 원화의 제자리 찾기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루 만에 120일 이평선이 저항선에 지지선으로 탈바꿈했다.
원화 약세 변동성에 대비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