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막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이뤄진 사상 초유의 회담 이후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에 진전이 거의 없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중국을 포함한 각국은 공식 성명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동에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아울러 일본과 러시아 등 한반도 지정학적 쟁점과 직간접적으로 맞물린 정부는 앞으로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 입지가 축소될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27일 북미정상회담 만찬에서 나란히 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루 캉 외교부 대변인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이 성공적인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며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실질적으로 이행하는 데 포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중국이 여전히 핵심적인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북한의 사실상 유일한 우방국이자 경제적인 버팀목에 해당하는 중국이 지정학적 문제에 대한 입지를 재차 부각시켰다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 중국이 한반도 통일 이후 미국과 군사적인 대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윤 순 중국 담당 이사는 CNBC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한반도 통일 자체에 반기를 들고 있지 않지만 이후 주한 미군이 북한 땅으로 이동, 중국 국경 지역에 배치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한의 통일까지 아직 갈 길이 멀고 이는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직접적인 논제가 아니지만 중국 정부는 한국과 미국의 명확한 입장을 원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 미군 축소 문제가 이번 김 위원장과 회동에서 다뤄질 사안은 아니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로켓맨’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가 급반전을 이룬 뒤 이른바 ‘재팬 패싱’에 대한 우려를 거듭 내비쳤던 일본도 시선을 하노이에 고정시키고 있다.
이날 미국 ABC뉴스는 석학들을 인용, 아베 정부가 하노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일본을 위험에 빠뜨리는 내용의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상이한 역사적 배경으로 말미암아 트럼프 행정부보다 북한에 더욱 강한 매파 기조를 취했던 일본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자국 영토를 타격할 수 있는 단거리 미사일을 제외한 협상이 이뤄질 것인지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는 얘기다.
앞서 일본 현지 언론 마이니치 신문은 이번 회담을 통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브로맨스가 한층 강화, 미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하기로 결정하더라도 일본 정부는 납치자 문제와 북한의 미사일 공격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제재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날 일본 NHK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회담 개최를 앞두고 실질적인 비핵화 해법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거 6자회담 당시부터 한반도 지정학적 문제에 깊숙이 개입했던 러시아도 하노이 회동에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날 러시아 현지 언론 TASS에 따르면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은 러시아가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직접적으로 맞물린 사실을 강조하고, 2차 회담이 성공적인 결실을 거둘 것을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핵 실험장 폐기를 포함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적극적인 행보를 취했다고 평가한 한편 미국은 이에 상응하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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