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1월20일 (로이터) - 미국 달러 가치가 19일(현지시간) 2주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끝에 가까워졌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방준비제도 관계자들의 미국 경제에 대한 조심스러운 발언 때문이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0.3% 내린 96.208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96.120으로 지난 8일 이후 최저치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주 달러지수의 낙폭은 9월 말 이후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과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향후 추가 금리인상의 신호를 내보내면서도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그에 따라 시장에서는 금리인상 기조가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시각에 힘이 실렸다.
앞서 지난 14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글로벌 경기둔화가 미국 경제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미국의 금리가 내년 중간에 2.75~3.00%로 고점에 도달하리라 전망하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존 히긴스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은 금리의 고점이 이 레인지의 상단보다는 하단 부근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연준이 급격한 경기둔화에 대응하면서 2020년쯤 예상되는 상당한 폭의 금리인하를 가격에 반영하는데까지는 아직 한참 멀었다"라고 설명했다.
올 들어 지금까지 연준은 금리를 3차례 인상했다. 그리고 오는 12월에도 금리를 2.25~2.50%로 추가 인상하리라 예상되고 있다.
달러는 올해 호조를 보여왔다. 달러 가치는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약 10% 상승했다. 연준의 금리인상, 미국의 경제지표 강세 덕택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고점에 다다랐다는 시각이 힘을 받자, 달러 가치는 상승폭을 반납하기 시작했다.
내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전략가들은 선진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가 최대 6%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감세안과 완화적 환경의 효과가 연중 내내 희석돼 미국 경기가 둔화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 탓이다.
한편 유로는 달러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예산안을 둘러싼 이탈리아와 유럽연합(EU)간 협상을 두고 우려가 계속됐지만, 시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유로/달러는 0.3% 오른 1.1452달러를 기록했다.
TD증권의 네드 럼펠틴 외환전략부문 유럽 헤드는 유로/달러가 약한 추세상 저항선인 1.1440달러선을 확실하게 넘길 경우, 1.15달러선도 넘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달러가 1.15달러선을 상향돌파할 경우, 유로 강세 추세로 전환되는 신호가 나타났다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는 여전히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파운드는 브렉시트 합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결되지 않는 한 계속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달러는 0.2% 상승한 1.2862달러에 거래됐다. 지난주 파운드/달러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 초안이 강한 반발을 산 탓에 약 1% 하락한 바 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