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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에 가려진 '질 나쁜 수출'

입력: 2018- 11- 02- 오전 02:20
호황에 가려진 '질 나쁜 수출'

지난달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증가하면서 6개월 연속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하루평균으로 환산하면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수출 증가세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0월 수출은 549억70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22.7% 증가했다. 지난달 수입은 484억2000만달러로 작년보다 27.9% 늘었다. 무역흑자는 65억5000만달러였다. 김선민 무역투자실장은 “지금 추세라면 올해 수출이 사상 처음 6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10월 수출은 작년 대비 6.4% 증가한 5053억달러다.

다만 조업일수(평일) 증가가 지난달 수출 호조의 결정적인 배경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엔 10월이던 추석연휴가 올해는 9월로 당겨져 지난달 평일은 1년 전보다 닷새 많았다. ‘조업일수 효과’를 배제한 하루평균 수출은 23억9000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오히려 4.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4월(-4.1%) 후 6개월 만의 마이너스 기록이다.

품목별로 보면 선박(-64.8%) 무선통신기기(-36.0%) 디스플레이(-27.9%) 등에서 수출 감소세가 뚜렷했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역시 작년 대비 4.4% 감소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동차 등 제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인데 반도체 하나로 어렵게 버티는 상황”이라며 “내년에는 반도체 경기 역시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올 1월만 해도 53.3%(전년 동기 대비)에 달했으나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지난달 22.2% 증가에 그쳤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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