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6월22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미국의 주가지수 산출기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중국 본토 주식시장인 A증시에 상장된 일부 주식을 자사 신흥국(EM)지수(이하 'EMI')에 편입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구경제'(old economy)라 불리는 업종에 노출될 상황에 처했다.
중국은 일부 자산운용사들의 상당한 반대 속에 3전 4기 만에 올해 A주 222개 종목을 EMI에 편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내년에 MSCI가 시장 재분류를 통해 EMI에 추가할 A주 가운데는 중국의 과도한 부채와 저성장으로 압박받는 은행, 제조업체, 원자재 관련 업체의 주식이 포함된다.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이 세계 증시를 대표하는 주가지수인 MSCI 지수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EMI를 추종하는 패시브펀드 투자자들과 EMI를 참고해 자신이 고른 종목으로 구성된 액티브펀드의 성과를 판단할 펀드매니저들은 이번에 편입이 결정된 중국 A주에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홍콩 증시에도 상장돼 있는 중국건설은행 601939.SS , 페트로차이나 601857.SS , 평안보험 601318.SS 등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대형주와 함께 중국 경기 둔화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종목, 즉 석탄, 철강, 석유, 광산, 화학 회사들의 주식도 EMI에 추가될 예정이다. 은행과 증권사 종목도 40개가 넘어, 투자자들은 중국의 부실채권 문제와 더불어 급성장하고 있는 그림자 금융의 위험에도 노출되게 생겼다.
아이콘(Eikon) 데이터에 따르면 MSCI가 올해 EMI 편입을 결정한 중국 A주 222개 종목 가운데 수십개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의 10배 또는 그 이상의 순부채를 안고 있다. 이는 지속가능하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이다.
수익 대비 주가 배율이 매우 높은 점도 문제다. 이들의 주가순익비율(PER) 평균은 약 24배로, 홍콩 항셍지수 PER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 본토 증시가 홍콩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평가 돼있다는 뜻이다. 이는 아마도 A주 기업의 성장 전망이 밝기 때문이 아니라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투자 옵션이 그만큼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나마 위안 삼을 일은 중국 A주의 MSCI 편입이 글로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점이다. 현재 중국에선 홍콩과 해외 상장 주식 등이 이미 MSCI EMI에 편입돼 있고, A주만 빠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내년 8월까지 A주 222개 종목이 단계적으로 MSCI 신흥국지수에 실제로 편입된다 하더라도 그 비중은 고작 0.73%에 불과하다. 현재 EMI 추종 자금의 규모는 1조5000억달러 정도. 신경제로 분류되는 중국 IT 업종의 3대 강자인 바이두 BIDU.O , 알리바바 BABA.N , 텐센트 0700.HK 이렇게 세 종목이 현재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7%라는 점을 감안할 때 A주 비중은 매우 적은 편이다. (리사 주카 칼럼니스트)
** 본 칼럼은 리사 주카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