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 2분기 7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기아는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됐던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올 들어 회복된 데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선전한 결과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공급 지연, 원자재 가격 상승,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등 잠재 리스크가 많아 하반기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차는 2분기 매출 30조3261억원, 영업이익 1조8860억원을 기록했다고 22일 발표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8.7%, 219.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14년 2분기 이후 최대다. 반도체 부족으로 일부 생산에 차질이 생겼지만, 매출은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뒤 처음으로 분기 기준 30조원을 넘어섰다.
해외 판매량(도매 기준)은 83만667대로 작년 1분기보다 80.5% 급증했다. 북미(67.7%), 유럽(109.3%), 인도(306.0%), 러시아(122.7%), 중남미(246.8%) 등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시장에서 증가했다. 국내 판매량은 20만682대로 11.0% 감소했다.
수익성도 좋아졌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가치 모델의 판매 비중이 늘어난 결과다. 2분기 전체 판매 중 SUV 비중은 46.6%로 전년 동기보다 5.8%포인트 높아졌다.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2.7%에서 6.2%로 상승했다. 현대차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코로나로 중단했던 중간배당을 한다고 공시했다. 보통주 1주당 1000원으로 2019년과 같다.
기아는 2분기 매출 18조3395억원, 영업이익 1조4872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작년 2분기보다 각각 61.3%, 924.5%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북미(77.2%), 유럽(104.0%), 인도(372.0%), 중남미(329.7%)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쏘렌토, 카니발 등 레저용차량(RV) 판매 비중이 전체의 56.5%로 확대되면서 영업이익률도 1.3%에서 8.1%로 크게 높아졌다.
현대차·기아가 2분기 깜짝 실적을 올렸지만 3분기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현대차가 5~6월 생산 차질을 겪은 탓에 3분기 판매에 일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팔라듐, 로듐, 알루미늄,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하반기 실적엔 부담이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글로벌 수요 회복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도 리스크로 꼽힌다.
현대차는 지난달 기준 미출고된 아이오닉 5 3만 대를 순차적으로 인도하고, 제네시스 첫 전용 전기차 JW(프로젝트명)를 출시하는 등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차 최초의 픽업트럭 싼타크루즈로 미국 픽업트럭 시장에도 진입한다. 기아는 신형 스포티지와 전용 전기차 EV6 등의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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