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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 연말 뒷심 수주…삼성重, 3조 잭팟

입력: 2020- 11- 24- 오전 02:35
© Reuters.  '조선 빅3' 연말 뒷심 수주…삼성重, 3조 잭팟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가 최근 한 달 새 잇달아 조(兆) 단위 초대형 계약을 따내며 막판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올해 최악의 ‘수주 절벽’에 시달리던 국내 조선산업이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23일 유럽지역 선주와 25억달러(약 2조8000억원) 규모의 선박 블록 및 기자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단일 계약으로는 1974년 창사 이후 최대 규모로 계약기간은 2025년 12월까지다.

삼성중공업은 선주사 요청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가 러시아가 추진하는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인 ‘북극해 LNG-2’ 프로젝트와 관련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9월 러시아 즈베즈다조선소와 쇄빙LNG운반선 설계 계약을 맺었다.

삼성중공업은 이로써 올해 수주 목표 달성률을 15%에서 단숨에 절반 수준인 45%로 끌어올렸다. 누계 실적은 38억달러(약 4조2000억원)다. 유동성 위기에 몰렸던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달 러시아 LNG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인 18억달러(약 2조원) 규모의 쇄빙LNG운반선 건조 계약을 따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17일 1조원 규모의 초대형 원유운반선 10척을 한꺼번에 수주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수주 전망도 밝다. 모잠비크 카타르 캐나다 등에서 LNG 프로젝트가 재개될 움직임이 있는 데다, 해상운임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오랜만에 컨테이너선 발주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다수의 선박 건조 계약을 논의 중”이라며 “수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몰려드는 LNG선…조선 3사 '수주 훈풍'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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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선 빅3’의 수주 행진을 지켜본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평가다. 올해 상반기 국내 조선업계는 극심한 수주 가뭄에 시달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선주사들이 발주를 미룬 영향이다. LNG선 발주도 뚝 끊겨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심각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반전은 9월 이후 나타났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잇달아 조(兆) 단위 초대형 계약을 따내며 막판 몰아치기 수주에 나섰다. 이런 흐름대로라면 중국에 내줬던 세계 1위 자리도 탈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9월 이후 수주 집중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는 지난 9월 이후 74억달러(약 8조2000억원)어치 선박을 수주했다. 올해 전체 수주량(141억달러)의 절반 이상을 최근 석 달 새 따냈다.

가장 부진했던 삼성중공업의 반등이 두드러진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25억달러(약 2조8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수주 계약을 따내며 올해 수주 목표 달성률을 15%에서 단숨에 45%로 끌어올렸다. 한 조선 부품업체 사장은 “올해 삼성중공업 조선소가 있는 거제도의 많은 부품사가 도산 위기까지 몰렸다”며 “이번 대규모 수주로 숨통이 트였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한 달 사이 잇달아 조 단위 초대형 계약을 따내며 수주 목표 달성률을 각각 57%, 55%까지 끌어올렸다.

불황의 한파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조선업계는 연말을 기점으로 뚜렷한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면서 컨테이너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등 다양한 선종의 발주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컨테이너선 수요가 늘면서 최근 독일 하파그로이드, 그리스 선사인 코스타마이어, 대만 에버그린마린 등이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위해 국내 조선 빅3, 중국 후둥중화조선 등에 견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부가 LNG선 발주 기대올해 선박 수주량에서도 중국을 제치고 1위에 오를 전망이다. 한국은 지난 7월 월간 선박 수주량에서 중국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한 뒤 4개월 연속 선두를 지켰다. 연말 몰아치기 수주가 이어지고 있어 올해 말 역전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한국은 6월 말 기준 누적 수주량이 1위 중국과 39%포인트까지 벌어졌지만, 지난달 말 12%포인트로 격차를 좁혔다. 지난달 말 기준 한국과 중국의 누적 수주량은 각각 377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522만CGT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내년 한국 선박의 글로벌 수주량은 600척으로 전 세계 점유율의 50%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국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카타르 모잠비크 캐나다 등의 지역에서 LNG 프로젝트가 재개되면서 그동안 국내 조선사들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LNG 운반선 발주가 쏟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LNG선은 척당 가격이 2억달러(약 2500억원)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에 비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는 총 16척으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8척의 건조 의향서를 받았으며 연내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타르 프로젝트는 올해 6월 국내 조선 3사와 카타르 국영 정유사인 페트롤리엄이 2027년까지 100척 규모의 슬롯예약 약정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르면 연내 본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크다.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회사인 페트로나스가 추진 중인 최대 6척 규모의 LNG선 도입을 놓고도 한국과 중국 조선소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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