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창업한 구일엔지니어링(대표 백승균)은 구미 지역의 디스플레이산업과 함께 커온 기업이다. 2018년 매출 1031억원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지만 디스플레이산업이 위기에 빠지면서 지난해 매출은 663억원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 12일 만난 이 회사 연구소 직원들은 희망에 차 있었다. 지난해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경상북도의 1818억원 규모 홀로그램기술개발사업 덕분이다.
이 회사는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한 최첨단 반도체 검사장비 개발을 목표로 한 3개 정부과제에 올 4월부터 참여하고 있다. 이재열 연구소장(상무)은 “사업화가 완료되는 2023년 최대 2000억원의 매출 확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일엔지니어링처럼 위기 속에서 새로운 스케일업(고성장) 전략을 모색하는 경북지역 기업들을 위한 콘퍼런스가 열린다. 경상북도와 한국경제신문은 ‘경북형 신산업 스케일업 콘퍼런스’를 오는 21일 경주 힐튼호텔에서 연다. 경북의 새로운 전략산업을 육성해 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다.
올해 콘퍼런스의 기조연설은 효림산업 창업주이자 여성경제인협회장을 지낸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 맡는다. 한 의원은 20년간 대학강사를 하다가 1998년 자본금 1억원으로 인수한 회사를 17년 만에 매출 8000억원대의 중견 자동차부품 기업으로 키웠다.
주제발표 세션에서는 산업도시 구미와 포항의 시티 스케일업(도시 고성장)을 다룬다. 박효덕 구미전자정보기술원장이 구미 경제를 살릴 7대 신(新)전자산업에 대해 발표한다. 구미는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생산기지 해외·역외 이전 이후 대기업 하도급 물량이 급감하면서 위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박 원장은 “이제는 중견·중소기업이 중심이 돼 자립형 신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미시와 구미전자정보기술원은 신전자산업을 주도할 매출 500억원 이상 중견기업 30개가 모인 협의체인 GLCC를 지난해 구성해 집중 지원하고 있다. 경상북도와 구미시는 홀로그램, 스마트 리빙케어 등 7개 분야에서 2030년까지 강소기업 120여 개를 육성한다는 목표다.
2차전지, 가속기를 활용한 바이오 신산업, 포스트 철강 시대를 준비하는 포항의 미래도 논의한다. 정우성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학회 사무총장)는 인구와 산업 고용의 연관성을 분석하고 한국 도시의 성장 조건을 다룬 ‘도시 스케일업의 조건과 포항의 미래’를 발표한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경북형 신산업 스케일업 콘퍼런스를 통해 경북을 대한민국의 산업 중심으로 세우는 전략을 한층 심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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