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7월13일 (로이터) - 미국이 미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중국의 투자에 대해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중국 기업들의 미국 반도체 기술 인수합병(M&A) 노력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중국의 유수 싱크탱크가 주장했다.
베이징 소재 중국과학기술발전전략연구원(CASTED)의 후지지옌 원장은 중국 기업들이 반도체 분야에서 M&A나 파트너십을 추진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순익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산업의 문을 닫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은 적극적으로 신 기술 분야에 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반도체 산업에 대한 중국 투자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자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해외 M&A가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12월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 푸젠훙신(福建宏芯·Fujian Grand Chip Investment)의 독일 반도체 장비업체인 엑시트론( Aixtron ) AIXGn.DE 인수를 불허하며, 엑시트론이 보유한 미국 자산과 관련해 국가안보가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3월에는 중국 자본이 투입된 캐년브릿지(Canyon Bridge Capital Partners)가 미국 래티스반도체(Lattice Semiconductor) LSCC.O 를 인수하기 위해 13억달러 규모의 인수안을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에 다시 제출했다. 먼저 제출한 인수안에 대한 검토 기간이 만료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미 의회 의원 20명 이상이 미 재무부에 래티스의 인수를 중단시켜야 한다는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래티스가 중국 자본에 흡수되면 미군 보급망이 와해되고 외국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후 원장은 "미국은 다른 국가들의 기술력이 향상되는 것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며 "중국은 미국이 지난 20년 간 발전시켜 온 기술을 전수받기를 원하며 중국의 투자는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수익성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행정부는 최근 CFIUS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정치인들은 CFIUS가 인공지능과 같은 선도 분야에서 중국의 M&A 시도에 대해 검열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 원장은 앞서 미국이 발표한 것처럼 향후 수 개월 내로 중국도 국가 인공지능 발전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