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브리지워터, 뉴저지, 8월18일 (로이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이하 현지시간)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의 상징물 철거를 비판했다. 이에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등 인종차별 논란이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워싱턴 DC는 물론 뉴욕, 캘리포니아 등 미국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는 남부연합 상징물 철거 움직임에 대해 "아름다운 동상과 조형물의 철거로 위대한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찢기는 걸 보니 슬프다"고 말했다.
아울러 "역사를 바꿀 수는 없지만, 그로부터 배울 수는 있다. 로버트 E 리, 잭슨-다음은 누구 차례인가. 워싱턴? 제퍼슨? 바보 같은 짓이다"라고 비판했다.
노예제도를 지지했던 남부연합의 상징물은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보는 이들도 있으나 동시에 명예로운 미국 역사의 상징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와 같은 발언은 공화당 당내에서 또다시 거센 반발을 일으켰다.
상원 외교위원장을 맡고 있는 공화당의 밥 코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통치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코커 의원은 "대통령이 아직 성공에 필요한 능력이나 역량을 보여 줄 수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유혈 충돌의 책임이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물론 반대 측 시위대에게도 있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이미 인텔 등 일부 주요 미국 기업 경영진들은 대통령 자문위원회에서 사임하기도 했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IT 전문매체인 리코드에 따르면 쿡 CEO는 16일 직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백인 우월주의자, 나치주의자들과 인권 수호를 위해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도덕적으로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일은 우리나라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증오는 암 덩어리고 내버려 두면 지나는 길목의 모든 것을 파괴한다"고 강조했다.
(편집 전종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