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8월18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대통령에 취임할 당시 그의 임무는 분명했다. 바로 성장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한국 경제 문제의 원흉으로 지목받는 재벌을 개혁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취임 후 100일 동안 그는 북한의 벼랑끝 전술과 화가 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 인한 방해를 감안하더라도 너무 느리게 움직여 왔다.
한국은 청년 실업률이 9.3%에 달하고 경제 성장도 지지부진한 가운데 수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첨단기술로 무장한 일본이나 중국과도 경쟁하고 있어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들은 "완벽한 패러다임 전환"을 약속한 문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성장률을 3%까지 올리고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8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통해 3월 말 현재 1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가계 부채를 줄이고 결국 소비 진작도 이뤄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분수효과(Trickle-up effect)를 추구한다. 고소득층 주도의 낙수효과 방식 성장모델과 상반되는 개념으로 아래에서 위로 솟구치는 분수처럼 저소득층이 경제성장을 이끈다는 개념이다. 이는 반독점 단속, 재계 거물이나 기업 비자금에 대한 세금 인상, 독점적 행위에 대한 높은 벌금 등을 포함하는 문 대통령의 개혁 패키지와도 관련이 있다. 다시 말하면 재벌을 타깃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초반에는 북한의 도발로 문 대통령이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을 국방 관련 업무에 쏟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100일을 개혁보다는 포퓰리즘적인 정책들을 나눠주는 데 쓴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98억달러 규모의 부양 패키지와 최저임금 인상 정책은 어쩌면 경제적인 '슈가 하이(sugar high)', 즉 일시적 흥분 상태를 이끌 수는 있겠으나 이는 구조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문 대통령은 여전히 70%가 넘는 지지율을 얻고 있으나, 이젠 좀더 거친 변화를 이행하기 시작해야 할 것이다.
* 본 칼럼은 로이터브레이킹뷰스 게스트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 개인의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칼럼원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