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8월17일 (로이터) -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앨런 그린스펀 당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세계 경제가 엄청나게 커진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미국만이 영향을 받지 않는 '번영의 오아시스(oasis of prosperity)'로 남아 있을 거라고 믿을 수 없다."
달러 가치 상승과 터키 위기로 인한 여파가 신흥시장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린스펀 의장이 한 이 말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방준비제도는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나홀로' 금리 인상을 지속할 수 있단 말인가?
1998년 상황과 비교해서 보면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부정적이다.
1998년 9월4일, 위 발언 내용이 담긴 그린스펀의 연설 이후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 연준은 금리를 인하했고, 불과 몇 달 동안이긴 했지만 달러 가치는 하락했다.
당시 그린스펀이 말한 '엄청난 스트레스'의 원인은 현재 신흥시장들이 겪고 있는 문제의 근본원인과 상당히 일치한다.
바로 연준의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로 인해 촉발된 글로벌 금융 여건의 긴축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수년 동안 지속된 제로 금리로 인해 전 세계 부채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또한 2015년 후반부터 시작된 연준의 점진적이지만 꾸준한 금리 인상 기조로 인해서 미국 국채 수익률과 글로벌 조달 비용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연준 정책위원들은 향후 수개월 동안 정책 결정 시 이러한 부작용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신흥시장 경제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과연 시장이 예상하고 있고, 그들 자신이 공언한 대로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두 차례, 그리고 내년에 세 차례 금리를 올릴 수 있을까?
연준 위원들은 이런 고민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그린스펀이 이끌던 연준은 러시아와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Long Term Capital Management) 사태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1998년 9월, 10월, 11월에 정책금리를 내렸다.
* 원문기사 (이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