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세스턴, 호주, 11월25일 (로이터) - 중국의 폭발적인 원자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시작된 일생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원자재 붐이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시장은 원자재 부문에서 중국의 수요를 대체할 만한 주체가 있을 것이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원자재 소비와 궤를 같이한 거대한 광석 및 에너지 프로젝트들은 앞으로 한동안은 다시 등장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지금 호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보면, 원자재 부문이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호주는 중국발 원자재 수요 증가의 가장 큰 수혜국이었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4000억 호주달러(미화 3000억 달러)를 원자재 소비에 사용했다.
하지만 주요 대형 프로젝트들의 건설이 끝나가면서 원자재 부문이 호황기에 고용한 대규모의 숙련 노동자들을 유지할 만한 능력이 되지 않으리라는 우려가 확산됐다.
향후 수년간 첫 삽을 뜨는 대형 프로젝트들이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아다니(Adani)의 160억 호주달러 규모의 카마이클 석탄 광산 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연간 5600만 톤의 철광석을 생산하는 로이힐 광산은 리오틴토, BHP 빌리턴과 더불어 지난 10년간 진행한 거대한 투자에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현재 운영중인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원자재 업계가 틈새시장에서 이익을 짜내기 위해 고심한 끝에, 시장의 관심은 이제 소규모 광산업ㆍ에너지 부문의 프로젝트로 이동하고 있다.
◆소규모 사업들, 전진 앞으로!
소규모 사업들은 기존의 대형 프로젝트들만큼 많은 고용을 창출할 수는 없지만, 고숙련 노동자들이 업계에 남아 미니붐(mini-boom)을 일으킬 수 있는 기회는 제공한다.
새로운 타입의 프로젝트의 한 예로 호주 타즈매니아 섬에서 진행되고 있는 클리블랜드 주석 광산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이 광산은 1986년 운영을 중지했지만, 소규모 광산업체인 엘리멘토스(Elementos)가 납땜용 연납 생산을 위해 다시 문을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
광산을 방문해보니, 기존의 인프라 시설들이 주위의 온대 강우림으로 뒤덮여 있는 등 도전 과제가 산적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엘리멘토스는 지하 작업을 재개하지 전에 우선 기존의 미광 댐(tailing dam; 테일링 댐)을 재사용하는 계획부터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명석한 전략이다. 미광 댐 재가동은 비교적 간단한 작업이면서도 지하 공정을 추진할 수 있는 자본을 공급할 수 있고, 동시에 환경친화적이라는 평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프로젝트를 모색하는 기업은 엘리멘토스뿐만이 아니다. 니켈 등 다른 금속 벤처 기업들 역시 오래된 광산을 재가동하거나 기존의 시설을 이용하는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한 광산 기술과 비용 관리 방법 등이 호주의 오래된 광산과 광물 매장층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메탈스 X, 스텔라 리소시즈, 톰슨 리소시즈와 같은 기업들이 이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소규모 광산업체들의 최근 사업 경향은 그들이 실제 생산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과 차별화된다. 기존의 소규모 기업들은 주로 탐사기업으로 활동하며 광물을 찾은 뒤 이것을 사갈 대형 업체들을 끌어모으는 방식으로 영업해왔다.
기업들의 자금 모금 방식도 변화했다. 소기업에 대출을 꺼리는 은행들과 주식 투자자들의 위험성향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상황 속에, 기존의 증나나 은행 대출에서 벗어나 넓은 의미에서의 비공개 기업투자 혹은 사모펀드를 선택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소규모 프로젝트들의 증가는 리튬, 주석, 금, 심지어는 천연 가스에 이르기까지 원자재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다만 호주 산업부는 5000만 호주달러 이상의 규모를 지닌 거대 원자재 프로젝트들을 주로 집계하기 때문에, 이들의 정확한 규모는 알기 어렵다.
하지만 호주의 소형 원자재 기업들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확실하다. 호주 증시의 소규모 원자재업종지수 .AXSR 은 22일 종가를 기준으로 지난해 말 대비 61.3% 상승한 상태다.
어쩌면 다음 원자재 붐은 벌써 다가오고 있는 듯 하다.
*이 칼럼은 로이터 칼럼니스트 클라이드 러셀의 개인적 견해이며, 로이터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칼럼 원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