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8월19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중국에서 온라인 삼국지를 형성하고 있는 알리바바(Alibaba) BABA.N , 바이두(Baidu) BIDU.O , 텐센트(Tencent) 0700.HK 는 중국의 방화벽 뒤에서 보호 받으며 크게 성장해 왔다.
하지만 바로 그 방화벽 뒤에서 세 기업은 치열한 전투를 벌였으며, 이 중 하나가 승자로 떠오르는 듯 하다.
2년 전만 해도 알리바바가 단연 승자였다. 매출이 급증해 잭 마 회장이 이끄는 알리바바의 기업가치가 2960억달러에 달했다.
당시만 해도 알리바바보다 규모가 적은 검색엔진 업체인 바이두와 소셜미디어 및 게임 업체인 텐센트는 국제적인 관심을 크게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수개월 동안 알리바바는 성장세 둔화와 중국 및 미국 규제당국들과의 충돌 등을 겪으며 광채를 다소 잃은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마 회장이 축구 클럽, 스마트폰 제조업체, 홍콩 언론사에 투자하는 등 변덕스럽고 공격적인 활동을 벌인 탓에 알리바바의 주가가 큰 변동성을 보였다. 현재 알리바바의 주가는 2014년에 기록한 고점에서 20% 가까이 하락한 수준이다.
기업가치가 600억달러에 이르는 바이두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바이두의 주력사업인 검색엔진 사업부는 정부의 광고 단속으로 타격을 받았으며, 비디오와 식품 배달 등 벤처사업에 대한 투자가 손실을 내 매출총이익도 크게 줄었다.
하지만 한층 절제된 모습을 보이는 마화텅 회장이 이끄는 텐센트는 이러한 문제를 전혀 겪지 않고 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텐센트의 주가는 올해 들어 32% 이상 상승했다. 또한 텐센트의 기업가치는 현재 2400억달러로 알리바바와 맞먹을 만한 수준이다.
이들 기업들의 운명이 이처럼 엇갈린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알리바바와 바이두는 각각 전자상거래와 광고에 지나치게 집중한 반면, 텐센트는 사업 구조를 보다 다각화해 왔다.
현재 전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부문인 온라인게임에서 텐센트가 얻는 매출은 총매출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텐센트는 8억명 이상의 월간 활성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채팅앱인 위챗(WeChat)을 통한 광고, 음악 및 비디오 서비스로부터 그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해 왔다.
이에 따라 텐센트의 특별항목을 제외한 EBITDA(세전·이자지급전이익) 마진율은 50%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텐센트는 또한 투자에 있어서도 중심을 잘 잡고 있다. 텐센트가 인수한 핀란드의 모바일 게임회사인 수퍼셀(Supercell)은 기존 사업과의 관련성이 명백했다.
비주력 부문에 투자할 때는 소수 지분만을 확보하도록 자제력을 발휘해 재정적 부담과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중국의 온라인 삼국지에는 두 명의 마 회장이 있지만 좀 더 현명한 마 회장이 이끄는 텐센트가 형세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빈 맥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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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