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8월29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중국 대형 은행들이 폭풍 전의 고요함을 즐기고 있다. 지난 25일 공개된 상반기 실적에서 중국건설은행 601939.SS 0939.HK 과 중국교통은행 3328.HK 601328.SS 의 순익 및 부실대출 비율은 대체로 이전과 변함이 없었다. 중국 전체 은행권의 현실을 고려할 때 반가운 소식이다. 이는 부분적으로 대형 은행들과 소형 은행들 사이 자산건전성 격차를 반영한다. 아마도 대형 은행들이 대출 상환 기간을 넘긴 대출을 아직 부실 처리하지 않아 이 같은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다.
중국 5대 은행(공상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은행, 중국건설은행, 교통은행)은 다른 중국 은행들에 비해 리스크가 적으며 이들이 대출을 해주는 고객들은 좀 더 믿을 만한 큰 손이다. 투자은행 NSBO는 5대 은행의 전체 대출 대비 부실대출(NPL) 비율은 전분기 대비 소폭 낮아진 반면 그 외 다른 은행들의 NPL 비율은 높아진 점을 지적했다. 보유한 예금의 규모가 적고 고객층도 취약한 소형 은행들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고수익 단기 상품 판매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자산 기준으로 중국 2위 은행인 중국건설은행과 5위 중국교통은행의 올해 상반기 NPL 비율은 각각 1.63%, 1.54%로 발표됐다. 전년동기와 비교해 거의 그대로다. 두 은행 모두 순익을 부풀리기 위해 부실대출 충당금을 축내지 않았다는 사실 또한 고무적이다. 이 기간 중국건설은행의 대손 충당금 적립률도 소폭 개선됐다.
하지만 겉보기보다 내실이 별로다. 건설은행과 교통은행은 부실대출이 현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을 한층 늘리는 방식으로 NPL 비율을 유지했다. 경제성장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더 많은 여신을 투입하면 후일에 화근이 될 수 있다.
건설은행의 NPL은 전년동기에 비해 10% 증가했다. 이미 대출 상환 기간을 넘겼지만 아직 부실 처리되지 않은 '요주의 대출'(special mention loans)은 13% 늘어나 앞으로 문제가 발생할 여지를 남겼다. 은행들은 아마도 믿을 수 있다고 증명된 방식에 의존하고 있는 듯 하다. 바로 부실채권이라는 낙인을 찍는 대신에 부채의 상환을 연장해 주는 방식이다. 이 또한 추후에 문제를 야기할 것이 분명하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5대 은행의 부실 대출 비율이 실제로는 전체 대출의 5%에 가까울 것으로 추산한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은행권의 부실 대출 비율이 전체 대출의 15%에 달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상반기 수치는 그다지 나쁘지 않다. 하지만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문제다. (레이첼 모라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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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