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1월05일 (로이터) - 몬테 데이 파스키(MPS) BMPS.MI 에 대한 구제 금융 지원은 은행 구제를 위한 유럽의 새로운 시스템에 타격을 줬다. 이탈리아 정부는 예방적 자본화(precautionary capitalisation)를 위한 자금 지원을 통해 MPS가 확충해야할 자본인 88억유로 중 약 75%를 지원할 것이다. 지원 규모가 당초 예상됐던 것보다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이 은행이 유럽연합(EU)의 회생ㆍ파산처리 지침(BRRD)의 한 조항에 적합한 은행이냐는 것이다.
MPS는 상환 능력을 갖췄다고 보이는 은행에 정부가 자본을 제공할 수 있다고 규정한 BRRD의 조항 중 하나를 이용하고 있다. 이 조항은 은행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을 때 적용된다. 이 조항은 또한 "책임 분담(burden sharing)" 기준이 낮아 후순위 채권자들만이 손실을 떠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MPS가 이 조항의 적용을 받는 데 적합한 자격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독일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는이번 구제 금융이 "심각한 혼란(serious disturbance)"을 수습하는 데 필요했는지와 정부 자본이 발생 가능한 손실을 막는데 사용될 것인지를 놓고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불행히도 누가 맞는지 말하기가 쉽지 않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가장 기초적인 상환 능력이란 은행이 최소 자본 기준을 맞추고 부정적인 상황에서만 손실을 보는 것이다. MPS는 이러한 요건을 만족한다. 그러나 MPS는 상환 능력을 갖췄을 수 있지만 건실한 은행은 아니다.
ECB의 규정은 아마도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만들어졌을 것이다. BRRD의 해당 조항에는 "심각한 혼란(serious disturbance)"이 무엇인지 또는 "가까운 미래에 발생할 수도 있는 손실(likely losses in the near future)"이 무엇인지 정의되지 않았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베일 아웃과 관련해 더 강경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다. MPS의 BRRD 조항 적용은 아직까지 금융계에 혼란을 일으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MPS 보다 더 건전한 은행들을 구해야하게 될 수 있고 이탈리아 내에서 선거를 앞두고 반 유럽 정서가 심화될 수 있다.
MPS가 선례라면, 유럽 관료들과 규제 당국들은 은행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탈리아 정부가 했던대로 예방적 자본화를 위한 자금 지원에 나설 것이다. 구제 금융의 시대가 아직까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은 것이다.
* 배경 뉴스
-이탈리아 정부는 12월 23일 MPS에 대한 예방적 자본화(precautionary capitalisation)를 위한 자금 지원을 포함한 은행권 보호안을 통과시켰다.
- 유럽연합집행위원회는 23일 성명서를 통해 이러한 예방적 자본화의 "조건에 부합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탈리아 당국과 유관 감독 기관들과 공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 예방적 자본화는 BRRD의 32조에 따른 것으로, 이 조항에 따르면 은행들은 채권 상각 또는 출자 전환을 해야할 필요가 없다.
- 바이트만 총재는 12월 26일 빌트지와의 인터뷰에서 MPS가 예방적 자본화의 요건에 부합했는지에 의구심을 표했다.
- 그는 예방적 자본화 조항을 이용하는 은행은 "근본적으로 건전한 재정 상태를 가져야"하며 정부 자금은 "이미 예견되는 손실을 메우는 데 사용되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러한 자본 지원은 심각한 경제적인 혼란을 유발할 리스크를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유럽 의회의 스벤 지골드 의원은 12월 23일 MPS의 구제 금융은 BRRD를 위반한 것이며 미래에 나타날 수 있는 손실을 메꾸는데 이 조항이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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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기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