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1월15일 (로이터) - 도널드 트럼프가 이끄는 차기 미국 행정부의 재정 및 통상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트레이더들의 베팅으로 14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수익률이 크게 오르자 달러도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11개월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지난주 실시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의 예상치 못했던 승리는 향후 몇달 뒤 유럽 선거에서도 유사한 승리를 연출할 것이라는 전망을 불러일으켰다. 유럽에 일고 있는 민족주의적 정서와 무역 규제 물결을 둘러싼 우려는 유로를 압박했다고 분석가들은 설명했다.
FXCM의 통화 분석가 크리스토퍼 베키오는 "달러 움직임의 상당 부분은 수익률 상승과 관련이 있다"면서 "시장에 지진이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는 기준물인 10년물 국채가는 뉴욕거래 후반 1과 2/32포인트가 내려 수익률은 0.120%P 오른 2.2384%를 나타냈다.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2.302%까지 오르며 지난 해 12월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30년물 국채가는 장 후반 1과 18/32포인트가 하락, 수익률은 0.081%P 상승한 2.9923%를 기록했다. 30년물 수익률도 일시 3.067%까지 오르며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한편 독일 분트채 30년물 수익률은 장중 한때 1.06%를 상회하며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를 보이기도 했다.
제프리스의 톰 사이몬스는 "이런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며 "트럼프의 재정지출과 감세 정책 그리고 대외무역이나 이민정책 등은 고용시장이 더 타이트해지고 인플레이션 환경도 바뀔 것이란 전망을 강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플레이션 상승은 국채가격을 압박하는 요인이 된다.
시장은 다음달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25bp 인상할 가능성을 79%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 증시는 투자자들의 금리인상 베팅에 금융주가 강세였지만, 기술주의 가파른 하락에 상쇄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특히 다우지수는 금융주로 지지받아 6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사상 최고치를 작성했다(1만8934.05).
이날 변동장세 속에 다우지수 .DJI 는 0.11% 오른 1만8868.69, S&P500지수 .SPX 는 0.01% 내린 2164.20, 나스닥지수 .IXIC 는 0.36% 밀린 5218.40으로 장을 닫았다.
투자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에서 수혜가 예상되는 금융, 산업, 에너지주로 이동해 이들 업종이 상승하고, 반면 기술주는 상대적 약세를 보였다.
센터 자산관리의 제임스 아베이트 수석 투자담당자는 "기술주 등 고가치의 성장주에서 저가치, 주기적 자산으로 돈이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머징마켓 증시는 1.2% 하락해 지난 7월 이후 저점으로 후퇴했다. MSCI 전세계주가지수 역시 0.4% 하락했다.
상품시장에서는 달러 강세 영향에 금이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금은 장중 한때 5개월 반 최저 수준까지 후퇴했다.
국제유가도 약세를 보였다. 유가는 장 초반 글로벌 공급과잉 우려에 따른 유가 하락세와 이로 인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이행 불확실성으로 2% 이상 하락하며 3개월 최저치로 밀렸다. 그러나 OPEC 회원국들이 감산을 이행하기 위해 이견을 해소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전해지며 반등, 약보합세로 마감됐다.
이날 미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 12월물은 9센트, 0.21% 내린 배럴당 43.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장중 한때 42.20달러에 거래되 지난 8월11일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북해산 브렌트유 1월물 역시 장중 한때 43.57의 8월11일 이후 최저치를 보인 뒤 32센트, 0.72% 하락한 배럴당 44.43달러에 마감됐다.
*원문기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