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6월25일 (로이터)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은 이미 취약한 글로벌 경제에 결코 환영할 수 없는 타격이었다. 그러나 실질적인 충격은 바로 심리적인 것이다. 아울러 기업들과 투자자들은 한때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여겼던 다른 리스크들을 재고해봐야 한다.
이제 40여년간 매듭을 풀어온 통합 과제의 경제적 비용은 대부분 영국의 몫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영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에게 있어 불필요한 충격이다.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브렉시트는 내년 글로벌 경제 성장률에서 0.3%포인트를 잠식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달러의 초강세는 미국의통화에 지배되는 부채 부담에 신흥시장의 차용자들에게 추가 부담을 안기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을 지연시킨다. 일본엔화 또한 상승하며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회생안의 토대를 허물고 있다.
통화시장에 급격한 변동이 있지만 브렉시트가 금융시장의 참사로 이어진다면 매우 놀라운 일이 될 것이다. 참담했던 지난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들은 통화 스왑과 다른 정책 도구들을 동원해 시장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이번 주말 스위스 바젤에 집결하는 중앙 은행 정책결정자들의 회동은 이같은 협력에 매우 적합할 것이다.
항구적인 피해를 예상하는 것은 오래된 사고방식일 수도 있다. 하지만 수 주 전만 해도 대부분의 영국 유권자들이 자국 정치·재정 기구를 뒤엎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 예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이번 투표 결과는 기업들과 투자자들이 영국의 장기 안정성에 대해 재고해 보면서 시장 거래와 자본 흐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반향은 다른 곳에서도 있을 수 있다. 브렉시트는 유럽 전역의 포률리즘 정당들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 것이다. 예컨대 내년 프랑스 대선에서 (EU 탈퇴를 주장하고 있는) 국민전선의 마린 르 펜 후보가 승리를 거둘 가능성은 덜 희박해 보인다. 프랑스에서 극우파의 승리는 결과적으로 EU와 단일 통화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도 있다. 공인 온라인 베팅사이트인 벳페어 PPB.I 에 따르면 미국의 11월 대선에서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트럼프가 승리할 것을 내다본 베팅은 25% 미만이다. 그러나 이는 수 일 전에 영국의 브렉시트 가능성을 예상한 베팅과 비슷한 비율이다. 영국의 대격변은 다른 어떤 쇼크 또한 실현 가능하다는 자명종 소리와 다름없다.
* 본 칼럼은 로이터의 칼럼니스트 탈 라센의 개인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편집 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