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5월18일 (로이터) - 유럽증시는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강화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 보좌관과 러시아의 부적절한 접촉 의혹과 관련된 수사를 중단하라고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요구했다는 메모가 유출되며 투심을 냉각시켰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정부의 수사를 방해하려 했는 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경기부양책 이행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조성됐고, 탄핵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유럽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일중 저점으로 하락했다.
씨티그룹은 고객들에 보낸 노트에서 "일부 투자자들이 탄핵 리스크에 대해 앞서간 것일 수도 있지만 최신 헤드라인들에 따른 혼란은 정책 시행의 추가 지연을 의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며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1.2% 내린 391.14에 장을 닫았다. 이날 낙폭은 지난해 9월 이후 최대폭이다.
유로존 블루칩으로 구성된 유로 스톡스50지수도 1.57% 밀린 3584.83에 마감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0.25% 내린 7503.47, 독일 DAX지수는 1.35% 빠진 1만2631.61, 프랑스 CAC40지수는 1.63% 하락한 5317.89를 기록했다.
스페인 IBEX35지수는 1.79%, 포르투갈 PSI20지수는 1.5%, 이탈리아 MIB지수는 2.31% 후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 경제성장 정책에 지지받아왔던 스톡스600 은행업종지수가 2%, 건설업종지수가 2.1% 하락하며 주요 업종 중 가장 취약했다.
이날 급격한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유럽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상태다. 앞서 유럽증시는 경기 회복세와 견고한 기업 실적, 포퓰리즘 정당을 거부한 프랑스 대선 결과 등에 지지받으며 가파른 상승세를 견지해왔다.
그러나 이날 모건스탠리가 기업 실적 모멘텀이 둔화하고 거시적인 꼬리바람들이 쇠퇴하면서 고평가 우려가 커진 유럽증시의 경기 민감주가 후퇴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히면서 최근 상승세가 동력을 상실했을 수 있다는 신호가 포착됐다.
개별주 중에는 환경운동가인 니콜라스 우롯이 새로운 프랑스 정부의 환경에너지장관에 임명된 뒤 프랑스 전력회사인 EDF의 주가가 5.6% 급락했다. 삭소뱅크의 안드레아 투에니 분석가는 "환경 캠페인을 펼쳐온 우롯의 성향을 감안할 때 환경친화 규정이 보다 엄격해 질 것이라는 불안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최대 은행인 ABN암로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업계 3위 기업인 유비소프트는 실적 실망감에 각각 4.7%, 3.6% 급락했다.
톰슨로이터 데이터에 따르면 유럽 대기업들의 1분기 순익은 19% 성장했을 것으로 예상되며 증시 전망을 밝히고 있다.
(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