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6월30일 (로이터) - 이번 주 주요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잇따라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양적 완화책 종료가 시작되고 금리가 상승할 것임을 시사한 이들의 메시지를 시장은 열심히 반영하고 있다.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이 같은 메시지를 보내기 전까지 주식과 채권 가격은 상승하고 있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올리고 있긴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에 힘입어 글로벌 유동성이 늘어나고 있다는 가정이 주요 원인이었다.
그래서 27일(현지시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그간 보여준 태도를 바꾼 듯한 발언을 하자 글로벌 자산은 최근 연준관계자들의 발언보다 더 크게 반응했다.
독일 분트채 수익률은 2배로 뛰어 미국 등 다른 국가의 국채 수익률과의 차이를 좁혔다. 그리고 유로가 상승하자 대형 은행들은 달러 랠리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SEB 자산운용의 한스 피터슨 자산 운용 헤드는 중앙은행들과 이들의 초수용적인 정책이 매우 서서히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오랫동안 자산운용사들과 투자자들이 중앙은행의 지원을 받아왔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주말 국제결제은행(BIS)이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늦추면 안 된다고 주장한 후, 잡음을 내왔던 중앙은행들이 갑자기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있은 지 몇 시간 후 자넷 옐렌 연준 의장은 높은 자산 밸류에이션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는 금리 인상은 시기 상조라는 기존 입장에서 선회해 금리 인상을 조만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발언을 한 후 금융 시장이 반사적으로 변동성을 보이긴 했지만, 시장은 한편으론 여전히 지지부진한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임금 성장세가 정책입안자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
내년 3월까지 BOE와 캐나다은행(BOC)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각각 80%와 70%를 나타내고 있지만, 트레이더들은 여전히 향후 12개월 간 연준이 금리를 또 한 번 인상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고 있으며, ECB도 이 기간 내에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 "통화 완화 종료, 투명한 방식으로 시장을 배려해 이뤄져야"
연준, ECB, BOE와 BOJ는 지난 8년 간 15조달러어치의 채권을 매입했다. 이는 현재 미국 경제 규모의 3/4에 해당한다.
지금도 월간 2,000억달러의 채권을 주요 중앙은행들이 사들이고 있으며, ECB와 BOJ가 가장 많이 매입하고 있다. 연준이 자산 축소에 나서 향후 6개월 간 채권 매입량이 500억달러 줄어든다고 해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적어도 1년 동안 유동성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다.
한편 중앙은행들은 10년 간 완화책에도 불구하고 각국 부채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점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지난 1년 간 글로벌 부채 규모가 5,000억달러 증가했으며 이에 현재 사상최대인 217조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피터슨은 기업채 금리와 국채 금리 간 차이가 벌어질 경우 경고 신호가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2.2%대)과 바클레이스의 기업채지수(2.5%대) 간 차이는 약 0.3%포인트로서 3년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피터슨은 통화 완화 종료는 큰 변화일 수 있겠지만 "투명한 방식으로 시장을 배려해 이뤄진다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 원문기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