닝더, 중국, 12월27일 (로이터) - 중국 남동부 도시 닝더의 교외에 있는 먼지가 자욱한 한 마을은 미래 글로벌 자동차 기술을 선도할 기업의 본사가 있을 장소로는 보이지 않는다.
가치 사슬 상류로의 도약, 대기 오염 완화, 전기 자동차로의 변화 등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받고 있는 전기 배터리 업체인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 Ltd)은 이 마을의 영웅을 넘어 국가 대표 기업이 되고 나아가 글로벌 챔피언이 될 꿈을 꾸고 있다.
일본의 파나소닉과 한국의 LG 화학에 대한 중국 측 대항마라고 할 수 있는 이 회사는 지난 해 급증하는 중국 내 전기 자동차 판매량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능력을 3배로 늘렸다.
지난 10월 두 번째로 주요 자금 조달이 완료된 후, 회사 가치가 4배인 800억위안(115억달러)으로 증가했다고 지난 주 이 회사의 황스린 CEO는 말했다.
이 회사는 최소 300억위안의 자금을 2020년까지 추가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베이징의 장외 거래소에 상장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량으로는 CATL은 LG 화학을 이미 앞질렀고, 파나소닉과 워렌 버핏이 지원하는 BYD를 추격 중이다.
CATL은 배터리 생산능력을 2020년까지 지금의 6배인 50GWh(gigawatt hours)로 늘릴 계획이다. 50GWh는 테슬라가 네바다에 설립한 배터리 생산 공장인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많은 전력량이다.
황은 "우리는 정부가 지도하는 대로 계속해서 따라갈 것"이라며 "2020년에는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성능과 가격의 제품을 선보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불과 4년 전에 설립된 이 회사는 스웨덴, 독일, 프랑스에 사무실을 설치하는 등 이미 해외 진출을 시작했으며 유럽에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회사 대표들은 비공개 계약 때문에 아직까지는 BMW만 고객으로 공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과 급속하게 진화하는 기술에 의존적인 이 분야에서 리스크가 없지는 않다.
미국 자동차용 배터리 제조업체인 A123은 상장 후 3년 만에 파산한 바있다. 배터리 생산 비용이 높은 데다가 주문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파산 후 이 회사는 중국의 완샹그룹에 인수됐다.
이 회사의 닐 양은 "사람들은 우리 회사를 크게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하루하루가 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 환경과 기술이 너무 빨리 변해서 트렌드를 못 따라가면 3개월 내에도 도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챔피언의 조건
중국 내에서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 배터리 제조업체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할 일은 외국인 투자를 받지 않는 것이며 이렇게 해야 보조금 등 기타 정책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CATL의 설립자인 로빈 쩡은 CATL을 설립하기 전에 ATL(Amperex Technology Ltd)을 만들었는데, 현재 ATL의 지분 과반수는 일본의 전자기업인 TDK가 가지고 있다.
원래 ATL이 CATL의 지분 중 15%를 소유하고 있었지만 전기 자동차 판매가 증가하기 시작한 작년에 이 지분을 매각했다고 CATL의 양스린 CEO는 밝혔다. 그는 주식 매각 상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기를 거부했다.
TDK의 대변인은 TDK가 모바일 전자기기용 배터리에 집중하기 위해 CATL에서 손을 뗐고 CATL이 이용하고 있는 일부 지적재산에 대한 로열티를 지금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은 "전략적이고 밝힐 수 없는 이유로 ATL이 CATL의 주식을 매각했을 것이다. ATL은 여전히 CATL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원문기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