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저축은행중앙회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SB톡톡', 웰컴저축은행 '웰컴디지털뱅크', 페퍼저축은행 '페퍼루'(사진=구글 플레이 스토어 캡처)
은행권의 생존 키워드로 꼽히는 '디지털 금융'이 저축은행업계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지점 수를 줄여 몸집을 축소하는 대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해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공세를 막아낸다는 계산이다.
1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총 지점 수는 198개로 2016년(213개)보다 7.04% 감소했다. 지점 수가 200개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4년 6월 말 이후 처음이다.
저축은행들은 경영 효율화를 높이기 위해 고객이 적은 소규모 지점을 폐쇄했다. 지점이 아닌 비대면 채널을 통해서도 충분한 고객 유입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최근 들어 지점 통폐합에 속도가 더 붙었다.
'SB톡톡'의 공이 컸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영업점이 부족한 저축은행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16년 12월 비대면 계좌개설 앱 'SB톡톡'을 만들었다. SB톡톡을 통한 예·적금 수신액은 작년 2월 1조원을 넘어선 후, 그해 8월 2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2월에는 누적 수신액 3조원을 달성했다.
비대면으로 중앙회 회원사들의 상품을 비교·가입할 수 있게 되면서 모바일에 익숙한 2040세대가 몰려들었다. 전체 이용자의 77.6%가 20~40대 고객이었다.
SB톡톡이 저축은행들의 온라인 채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저축은행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디지털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의 '웰컴디지털뱅크(웰뱅)'가 대표적이다. 카카오뱅크가 은행권의 디지털 금융을 앞당겼다면, 저축은행권에는 웰뱅이 업계의 메기 역할을 한 셈이다.
웰컴저축은행은 작년 4월 웰뱅을 출시했다. 공인인증서 대신 지문이나 패턴인증을 통해 24시간 365일 어디서나 △조회 △송금 △계좌개설 △예·적금 △대출상품 가입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체금액 300만원까지는 수수료를 면제했다.
은행은 웰뱅 출시를 위해 비대면 지원조직인 디지털지점의 인력을 충원했고, 비대면 상담이 가능하도록 챗봇 서비스도 마련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웰뱅은 출시 10개월 만에 가입 이용고객 45만명, 누적 거래금액 1조원을 돌파했다. 웰뱅 출시 후 비대면 거래 비중은 80%를 넘어섰다. 웰컴저축은행은 내달 웰뱅 1주년을 맞아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을 개편할 예정이다.
다른 저축은행들도 모바일 앱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최근 페퍼저축은행은 모바일 뱅킹 앱 '페퍼루'를 선보였다.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앱을 통해 예금 가입과 대출 실행이 가능해졌다. 은행은 모바일 앱 전용 상품인 '페퍼루 저축예금', 앱 전용 소액 신용대출 상품인 '페퍼루 300'을 함께 출시했다.
KB저축은행은 기존 모바일 앱 '착한뱅킹'의 비대면 기능, 편의성을 확대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유진저축은행도 오는 4월 기존 모바일 앱을 개편한 통합금융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다. NH저축은행도 올해 3분기 중 자체 모바일 뱅킹 플랫폼을 출시하기로 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영업에도 디지털 채널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모바일에 친숙한 젊은 고객들은 대부분 앱을 통해 유입된다"며 "시중은행, 인터넷전문은행의 모바일 채널에 뒤처지지 않도록 저축은행들도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지속적으로 앱을 구축·개선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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