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7월11일 (로이터) 이창호 기자 - 미래에셋대우 006800.KS 는 초대형투자은행 지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는 대로 올해 2-3조원 정도의 발행어음을 발행하고 조달한 자금은 중견ㆍ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에도 투자할 예정이다.
채병권 미래에셋대우증권 초대형투자은행 추진단장은 로이터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발행어음은 만기와 금리가 중요하다. 단기금융업 인가가 나는 대로 올해 2-3조원 정도 발행어음을 발행하고 내년 이후는 발행 규모를 조금씩 더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채 단장은 조달한 자금으로 중견ㆍ중소기업 투자를 늘리고 대기업에도 자금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뷰는 10일 이뤄졌다.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증권 등 5개 증권사는 지난 7일 금융위원회에 초대형IB 지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했다.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이면 초대형IB로 지정될 수 있고 발행어음 업무 등을 허용해주겠다는 정부의 초대형투자은행 육성 방안에 따른 것이다.
발행어음은 증권사에게 처음 주어지는 자금조달 수단으로 만기 1년 이내로 자기자본의 2배 한도에서 발행할 수 있게 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어음 발행이 기업금융 활성화의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기업에 대한 대출뿐 아니라 투자에도 나설 계획이다.
지난 3월 말 현재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6조6400억원 수준으로 이들 다섯 개 증권사 중 가장 많다. 여기에다 최근 네이버와의 주식 교차 매수로 자기자본 규모가 7조원 수준에 이르렀다.
초대형IB로 지정되면 자금조달이 허용되지만, 은행 수준의 금리를 적용해서는 경쟁이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해 채 단장은 "금리를 은행보다 싸게 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시장에 맞춰 엇비슷하게 가져갈 것"이라고 말해 금리 차별화를 시사했다.
금융위원회는 초대형IB 심사에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르면 9월쯤 어음 업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일부에서는 본격적인 발행어음 업무는 3분기 말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심사를 통과하는 것이 우선 관건이다.
미래에셋대우는 합병 전 옛 KDB대우증권 시절 한국증권금융에서 받은 특별이자를 고객에게 돌려주지 않아 기관경고를 받았고 지난 2월에는 베트남 랜드마크72 빌딩 관련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를 위반해 20억원의 과징금을 물었다.
금융위 의뢰로 심사하게 될 금융감독원은 관련법에 따라 증권사와 대주주가 사회적 신용을 갖췄는지 등을 따지게 된다. 금감원 쪽은 "심사를 해 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단 승인이 날 것이란 전망이 많은 편이다.
채 단장도 "제재를 받은 적이 있어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잘 될 것"으로 낙관했다.
한편, 초대형IB가 자기자본 8조원이 되면 IMA(종합투자계좌) 업무도 가능해져 미래에셋대우가 조만간 자본 확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의 주식 교차 매매로 1조원 가량만 자기자본을 늘리면 8조원 요건을 충족할 수 있게 된다.
자사주 처분이나 이익잉여금 등을 활용하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 쪽은 "구체적인 로드맵이 있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이지만 증권업계 선두를 지향하는 미래에셋대우의 최근 움직임으로 보아 내년쯤 IMA 시장에 진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편집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