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국산 수제 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 CU는 국산 맥주 하루 매출 가운데 수제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10%를 돌파했다고 29일 밝혔다.
편의점 맥주 시장에선 최근까지 수입 맥주가 큰 인기를 끌었다. 수입 맥주 브랜드들이 ‘4캔에 1만원’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기 때문이다. 수입 맥주 매출 비중은 2017년 처음으로 국산 맥주 매출을 넘어섰고, 지난해 60%까지 늘었다. 40% 남짓의 국산 맥주 매출에서 수제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1.9%에 그쳤다.
올 들어 국산 수제 맥주 판매가 늘어난 것은 소규모 맥주 제조사와 수입사의 조세 형평성을 반영해 ‘맥주 종량세’가 도입되면서 수제 맥주들도 본격적으로 편의점 마케팅에 나섰기 때문이다. 편의점은 수제 맥주 제조사와 손잡고 개성 있는 단독 제품을 출시했다. CU가 지난달 수제 맥주 회사와 손잡고 내놓은 곰표맥주, 말표 흑맥주 등은 누적 판매량 100만 캔을 돌파했다.
젊은 층이 대형 제조사 맥주가 아닌 소규모 양조장의 수제 맥주로 눈을 돌리고, 최근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홈술과 홈파티 문화가 확산한 것도 수제 맥주 인기에 영향을 미쳤다. 올 1~10월 국산 수제 맥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46% 뛰었다. 같은 기간 대형 제조사 맥주 매출 증가율은 26.5%에 그쳤다.
이승택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상품기획자(MD)는 “색다른 맛과 향을 가진 수제 맥주가 수입 맥주에서 이탈한 ‘편맥족(편의점 맥주족)’을 사로잡았다”며 “품질 높은 국산 수제 맥주에 CU의 상품 기획력을 접목한 결과”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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