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12월06일 (로이터) - 영국 정부는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밝혔지만, 파운드 투자들은 파운드 추격 매수를 자제하고 있다.
금주 월요일에 영국과 EU는 14일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브렉시트 협상에 본격 착수하기 위한 사전 1단계 협상을 벌였으나 일부 쟁점에서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직접 나서 최종 담판을 시도했으나 완전 타결에 실패한 것. 하지만 영국 정부는 다음 날인 화요일에 여전히 EU와의 합의 도출에 자신감을 보였다.
올해 파운드는 연중 내내 약세를 나타냈지만 몇 주 전부터 브렉시트 협상 타결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지난주 금요일에는 2개월여래 고점까지 오르는 등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 중이다.
이런 기대감은 시장 포지셔닝과 옵션 시장 헤징과 관련된 지표들을 통해서도 드러나고 있다.
헤지펀드들의 포지셔닝을 보여주는 미국상품거래위원회가 집계하는 자료에 따르면 파운드 투기적 베팅은 11월 초 영란은행의 금리 인상 이후 처음으로 파운드 하락 베팅을 넘어섰다.
금리 인상 전에 잠깐 늘어났던 때를 제외하고는 2015년 10월 이후 투기세력들은 파운드 순롱포지션을 잡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며칠 동안 파운드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여전히 파운드의 전망에 신중한 모습이다.
2019년 브렉시트가 실현되기 전까지 장기간의 복잡한 협상을 거쳐야 하고, 영국 경제 상태가 여전히 취약하기 때문이다.
런던에 소재한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스의 외환 담당자인 제임스 비니는 "여전히 상황이 좀 더 분명해질 때까지 해야 할 일이 많이 있으며, 지금처럼 뉴스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에서 큰 포지션을 잡는 데 위험 부담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런 우려의 중심에는 '소프트 브렉시트'건 '하드 브렉시트'건 간에 브렉시트가 어쨌든 영국 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예상이 자리를 잡고 있다.
런던에 소재한 밀레니엄글로벌인베스트먼츠의 포트폴리오 투자 공동 수석인 리처드 벤슨은 "파운드의 핵심 문제는 경제적 관점에서 봤을 때 영국의 상황이 어렵고, 브렉시트 협상 타결 이후 파운드에 대해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거래 패턴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9개 유로존 경제는 올해와 내년 평균 2.4%와 2.2%씩 성장하겠지만 영국은 각각 1.5%와 1.2%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브렉시트 협상이 잘 마무리가 되더라도 경쟁 통화인 달러와 유로의 상승세가 예상된다는 점도 파운드의 적극적 매수를 가로막고 있다.
내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최대 4차례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영국의 영란은행은 1차례 정도만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원문기사 (이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