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연일 연저점을 경신 중이다. 투자자들은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시장에서는 코스피지수 2000선 사수도 불안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주식 매매를 잠시 멈추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또' 연저점!
25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7.36포인트(2.73%) 떨어진 2040.22을 기록 중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50.91포인트(2.43%) 내린 2046.67로 개장해 장중 2033.81까지 빠지며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또 연저점까지 추락한 것이다. 코스피가 장중 2050선 밑으로 밀려난 것은 작년 1월11일(2047.56)이후 처음이다.
특히 이날 장중 저점은 지난 1월29일 기록한 역대 코스피 최고치(2607.10)보다 22% 가량 빠진 것이다. '고점 대비 마이너스(-) 20%' 수준인 약세장 진입선(장중 기준 2085.68)도 뚫렸다. 증권가에서는 통상적으로 증시가 전고점 대비 20% 이상 내리면 '약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물론 공포에 질린 개미들이 매도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908억원과 1015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고 있다. 기관이 1898억원 어치 물량을 사들이고 있지만 외국인과 개인의 순매도 공세를 막기는 역부족이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 대부분이 빠지면서 지수 하락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 포스코 KB금융 신한지주 삼성물산 네이버 등이 2~9%대 약세다. 경기 방어주 성격의 SK텔레콤만 1.80%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중이다.
◆안전자산 선호도 높아져
증권업계에서는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까슈끄지 피살, 이탈리아 예산 이슈 등의 악재가 연달아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불안감이 커진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돈을 빼 미국 국채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이 부진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를 내놓으면서 성장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됐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한 타격이 본격화된 것은 3분기 중국 GDP 성장률은 6.5%에 그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였던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물론 언급한 사안들이 어느 정도 알려진 재료인 만큼 과도한 심리적 불안감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급격하게 주식시장이 악화된 점은 그만큼 잠재적인 악재들의 중첩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취약해졌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투자 휴식기 가져라"
전문가들은 "투자에 신중하라"고 당부한다. 다음달 미국 중간선거가 마무리되고 대외 불확실성이 제거될 때까지는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봐서다.
소 연구원은 "향후 미국 기업의 실적 발표도 어느 정도의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고, 실제 집행 여부는 보다 살펴봐야 하겠지만 최근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및 시장안정 대책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다소 긍정적이긴 하다"면서도 "정치적인 불확실성과 변동성 위험 등으로 시장을 억누르고 있는 무거운 공기가 한 순간에 사라지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주가가 낮아진 것에 따른 기술적인 반등을 기대하더라도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펼칠 시점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조언이다. 높아진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감안해 투자 휴식기에 들어가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투자를 해야 한다면 당분간 방어적인 전략을 구사하라는 당부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조기 반등에 대한 기대치는 낮추는 편이 옳다"며 "특히 실적 전망 하향 종목과 신용융자잔고 규모가 큰 종목들의 경우 저가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 연구원도 "위험 요인이 진정되기 전까지 기대수익이 다소 낮더라도 상대적으로 손실 위험 역시 적은 자산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단기국채, 미국 배당주, 달러표시 시니어론 그리고 실적 기대가 뒷받침되는 미국 금융주 등으로 시계를 한정해 접근하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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