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그동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다니던 인천~중국 베이징 노선을 개설한다. 이스타항공은 인천~상하이 노선에 새로 참여한다. 25년간 대형항공사(FSC)가 독과점해온 중국행 ‘알짜 노선’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새로 진입하면서 항공권 가격이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2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어 중국 신규 운수권 70회와 정부 보유 운수권 104회를 국내 항공사에 배분했다. 중국으로 가는 국적 항공사의 여객 노선은 기존 57개에서 66개로, 운항 횟수도 주당 449회에서 588회로 대폭 늘어난다. 운수권은 노선별로 주당 한 번 왕복을 1회로 본다. 이번에 운수권을 받은 항공사들은 지상조업 계약 등의 준비 과정을 거쳐 이르면 3~4개월 내에 취항할 수 있다.
LCC에도 '中 알짜노선' 대거 배정…항공 빅2 '25년 독과점' 깨졌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인천~베이징 간 늘어난 운수권 14회는 기존 FSC 2곳과 신규 LCC 2곳 등 4곳의 항공사가 나눠 가져갔다. FSC가 취항하고 있는 서우두공항 신규 7회는 대한항공이 4회, 아시아나항공이 3회를 각각 받았다. 대한항공은 기존 14회에서 18회로, 아시아나항공은 17회에서 20회로 늘어났다.
오는 9월 개항 예정인 다싱 신공항으로 가는 7회는 매출 기준 LCC 1위인 제주항공(애경그룹 계열)이 4회, 3위 티웨이항공이 3회 가져갔다. 인천~상하이 노선 신규 7회는 이스타항공에 돌아갔다. 국토부는 “주요 노선에서 3~4개 업체가 운임과 서비스 등을 놓고 경쟁하면서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베이징·상하이만큼이나 주목받았던 주요 지방도시 노선에도 LCC들이 대거 참여했다. 중국행 노선 가운데 탑승률이 가장 높은 인천~옌지 노선(작년 탑승률 92.4%)은 신규 7회 가운데 제주항공이 6회를, 아시아나항공이 1회를 배정받았다. 제주항공은 인천-하얼빈 노선에 추가된 3회와 거점 공항인 제주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7회 등도 획득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주요 노선 가격 인하 노력과 함께 지방 공항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은 탑승률 82.1%인 인천~선양 노선 신규 7회를 독식했다. 항공업계에선 근거리 국제선은 탑승률이 60%를 넘으면 손익분기점을 넘는 것으로 본다. 이 항공사는 또 거점 공항인 대구에서 출발하는 베이징(7회)과 상하이(3회) 노선권도 확보했다.
LCC 4위인 에어부산도 알짜 노선 중 하나인 인천~선전 노선(탑승률 75.5%)의 신규 7회 중 6회를 받아냈다. 에어부산의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이 나머지 1회를 가져갔다. 업계 5위인 이스타항공은 인천~상하이 외에 제주~상하이 등 총 27회를 추가했다. 6위 에어서울은 인천~장자제 1개 노선, 주 3회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국토부는 그동안 수요가 많았음에도 정기선을 개설하지 못했던 인천~장자제 등 9개 노선을 새로 개설해 다양한 중국 지역을 보다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노선 개설이 저조했던 지방 출발 노선도 기존 24개 노선, 주당 108회에서 29개 노선, 주당 170회 운항으로 늘어나 지방 거주 항공 소비자의 편의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에 운수권을 확보한 LCC들은 “LCC가 새로 진입해 서비스를 최소화하면 반값 항공권도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강현우/최진석 기자 hkang@hankyung.com
제주항공 임직원 헌혈 캠페인
韓~中 황금노선 배분에 LCC株 '두근'
제주항공 '안전성' 티웨이 '재무 건전성' 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