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음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준에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나섰다.
앞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와 더불어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사건은 주요국 증시 폭락과 함께 금·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을 불러왔다. 이에 연일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불러올 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은 내가 대통령으로서 미국의 강한 달러에 감격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난 아니다"라며 "연준의 높은 금리 수준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달러(가치)를 높게 유지하도록 만들어 캐터필러, 보잉, 존 디어, 자동차 회사들과 기타 기업 등 위대한 제조업체들이 공평한 경기장에서 경쟁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금리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국이 중국과의 치열한 무역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자국이 더욱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이를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따른 불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문제는 중국이 아니라 연준(Fed)”이라며 “연준은 더 큰 폭으로, 더 빨리 금리를 내리고 터무니없는 양적 긴축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다른 나라와 경쟁하고 있다는 것을 연준이 이해한다면 일이 훨씬 쉬울 것이지만 연준은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에도 중국 위안화의 환율 가치가 급락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한 것과 관련해 “중국이 환율을 역사상 거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면서 “환율 조작이라고 불린다. 듣고 있나, 연준?"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해당 트윗이 나간지 불과 5시간 만에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고, 이는 주요국 증시 폭락과 금, 비트코인의 가격상승을 불러왔다.
한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심화되면서 세계 경제가 불안에 놓이자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더불이 '디지털 금'이라 불리는 비트코인에 대한 몸값 역시 크게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대체 안전자산으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8일(현지시간) 미국 투자 리서치 업체 펀드스트랫의 설립자 톰 리(Tom Lee)는 트위터를 통해 "금리 인하와 비트코인 상승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라며 "이상한 일처럼 보이지만, 이는 비트코인이 디플레이션 헷지 수단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일에도 "미중 무역갈등, 환율전쟁 속에서 암호화폐는 글로벌 리스크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부상했다"며 "비트코인이 금과 가격 동조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애널리스트 마이크 맥글론(Mike McGlone)도 “가치저장 수단, 준(準)통화 자산, 금과의 유사성으로 비트코인 수요가 증가해 불안정한 정치, 경제 상황의 최대 수혜자산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채권 수익률 급감, 주식시장 변동성 증가 등 유리한 거시경제 펀더멘털이 지속될 것”이라며 “비트코인이 다른 암호화 자산과 더욱 차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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