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그룹 관계사가 유가증권시장 상장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키위미디어그룹을 인수한다.
3일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열린 키위미디어 채권자 관계인집회에서 반도그룹 관계사인 퍼시픽산업이 대표구성원으로 참여한 컨소시엄(이하 퍼시픽산업 컨소시엄)의 키위미디어 인수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키위미디어의 담보채권자와 회생채권자들은 각각 채권액 기준 95%에 이르는 압도적인 동의율로 퍼시픽산업 컨소시엄의 인수안을 통과시켰다.
퍼시픽산업은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의 딸 부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관리 회사다. 매각주관사 삼일PwC와 법원은 작년 말 예비입찰에서 인수가격 132억원을 제시한 퍼시픽산업 컨소시엄을 키위미디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조건부 투자계약(스토킹호스)을 맺었다. 지난 1월 본입찰에 다른 인수희망자가 참여하지 않아 조건부 계약은 확정 계약으로 바뀌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6일 키위미디어 전환사채권자로 구성된 엘엔피컴퍼니 컨소시엄(이하 채권단)이 사실상 키위미디어 인수에 나서는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회생채권액 기준 57%에 달하는 전환사채권을 보유한 이들 채권단은 84억원의 인수대금을 제시하고 자신들의 전환사채는 출자전환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그러나 법원은 고심 끝에 채권단 계획안을 배제하고, 이날 관계인집회에 퍼시픽산업 컨소시엄의 인수안만 단독 안건으로 상정했다.
키위미디어는 유명 작곡가 김형석 씨가 총괄 프로듀서(PD)로 있는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조선족 조직폭력배를 일망타진하는 실화를 바탕으로 2007년 제작한 영화 ‘범죄도시’ 등에 투자했다.
키위미디어의 매출은 연결 기준으로 2016년 57억원에서 2017년 358억원, 2018년 180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엔터업계 불황 등으로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지난해 불성실공시 기업으로 지정돼 증시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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