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8월26일 (로이터) - 환율이 이틀째 하락했다.
드디어 잭슨홀 이벤트가 오늘 밤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장에 형성됐던 미국 금리 인상 모멘텀이 약화된 데다 월말을 맞은 수출 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환율을 내리누른 탓이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2.20원 낮은 1113.70원에 장을 마쳤다. 환율은 어제도 오늘과 비슷한 분위기속에 6원 가량 하락한 바 있다.
전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잭슨홀 이벤트에서의 자넷 옐렌 연준리 의장 연설을 앞두고 달러/원 환율은 이번주 들어 1120원대 후반까지 급등하는 상승장을 펼쳤다.
최근까지 이어진 연준 관계자들의 매파적인 코멘트에 옐렌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 전망에 확신을 줄 코멘트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벤트 시점이 다가오면서 시장은 포지션 조정에 나서는 모습이었고 달러/원 시장에서도 상승 동력이 약화되면서 환율은 어제와 오늘 그동안의 상승분을 되돌렸다.
여기에다 월말을 맞이해 수출 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집중되면서 환율의 반락을 거들었다.
한 시중은행의 딜러는 "빅 이벤트를 앞둔 포지션 정리에다 일부 추격 매도세까지 나오면서 장 초반부터 분위기가 아래쪽으로 잡혔다"면서 "역외 비드가 사라진 가운데 업체들의 물량이 꾸준하게 나오면서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밀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선 코스피지수가 0.27% 하락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1천억원 이상을 순매도 했다.
해외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엔 환율이 큰 변화 없이 100.40엔 부근에서 움직였고 달러/위안 환율은 전일 대비 상승했다.
▲ 이벤트 이후 달러/원의 운명은?
1090원대부터 급반등세를 펼쳤던 환율은 이후 1110-1120원대를 오가면서 그야말로 혼조세를 보였다. 이 과정이 평탄했던 것도 아니다. 하루 변동폭이 10원을 넘는 날이 많을 정도로 그 움직임은 과격했다.
시장은 이제 오늘 밤 옐렌 의장의 입에서 어떤 코멘트가 나올지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면서 시장에서는 최근 연준리 관계자들의 발언 톤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달러/원 환율은 기본적으로 아래쪽 보다는 위쪽 리스크가 있지 않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선 시중은행의 딜러는 "옐렌 의장이 그동안의 시장 기대감을 완전히 벗어나는 발언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런 걸 감안한다면 달러/원 환율이 많이 밀리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만 달러/원 환율이 1130원을 앞두고 멈칫 했던 점 그리고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상당 부분 시장에 반영됐었던 점을 감안하면 오늘 밤 이벤트 이후 위쪽으로도 크게 움직일 여지는 많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시중은행의 딜러는 "당초 기대감이 너무 컸다는 생각도 든다"면서 "오늘 밤 이벤트 이후 많이 올라야 1125원, 빠져도 1105원 아래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 시가 1116 고가 1117 저가 1111.8 종가 1113.7
▶ 거래량 : 서울외국환중개 80억1300만 달러
한국자금중개 2억4700만 달러
▶ 29일자 매매기준율 : 1113.9
▶ 외국인 주식매매자금 : 유가증권시장 1291억원 순매도
(이경호 기자; 편집 박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