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거래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거래액(매수 결제액+매도 결제액)은 497억2950만달러(약 55조9954억원)였다. 전월 대비 35% 증가한 수준이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최대치다. 작년 11월 23조8836억원→12월 34조547억원→올 1월 41조4381억원 등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다만 매수와 매도가 동시에 늘면서 순매수액은 줄었다. 지난달 순매수액은 3조6019억원으로 전월 대비 38% 줄었다.
2월 순매수액은 테슬라가 3426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팔란티어(2884억원)와 유니티소프트웨어(2252억원)가 뒤를 이었다. 팔란티어는 빅데이터 분석 기업으로, 주로 정보기관 등을 상대로 사업한다. 유니티소프트웨어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게임업체다.
거래액으로도 테슬라가 4조5400억원으로 1위를 지켰다. 게임스톱이 2위로 3조3780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주도주에 대한 선호가 이어지는 가운데 단기 차익을 노린 매매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항홀딩스 거래액은 9770억원으로 가장 많이 거래한 종목 6위에 올랐다. AMC엔터테인먼트는 9548억원으로 7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성장주를 찾는 과정에서 해외 투자가 일반화되고, 일부 종목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해외 투자라는 게 국내 경제의 모멘텀(동력)이 약화되는 가운데 일어나는 대체적인 투자”라며 “유동성 장세가 펼쳐진 이후 한쪽으로 쏠림 현상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데 게임스톱, 테슬라 (NASDAQ:TSLA) 열풍, 비트코인 열풍 등도 그런 연장선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모(FOMO)증후군의 일환으로 급등주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포모증후군은 자신만 흐름이나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 같은 심각한 불안감을 의미한다. 상승장에서 수익을 내지 못한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로 나타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묻지마식 투자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김 연구원은 “바람직한 투자로 연속성이 있으려면 그에 대한 리서치가 기본이 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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