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9월19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중국 주택 가격에는 거품이 잔뜩 끼어 있어 조정에 취약한 상황이다. 지난 8월 선전, 상하이, 베이징 등 대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7%나 뛰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던 지역의 집값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러한 현상은 '구(舊)경제'의 전형적 특징이자 커져가는 불만의 근원이라 할 수 있다.
인재와 기업들이 계속해서 대도시로 몰려들고 있다. 상하이의 경우 당국이 한 가정의 두 번째 주택 구매를 제한할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최근 몇 주간 결혼생활에 아무 문제가 없는 부부들이 위장 이혼을 위해 대기 줄을 서고 있다.
좀 더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문제는 더 심각해 보인다. 후미진 내륙 지역인 허페이에서 신규 주택 가격이 40%나 급등했다. 안후이성의 성도인 허페이는 저비용 기술 중심지로의 변모를 꾀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10.5%나 증가한 곳이다. 하지만 이같이 급속한 성장을 감안하고서도 허페이의 주택가격은 여전히 과대평가돼 보인다.
규제당국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인민은행의 마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본 유입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그는 성급한 조치에 대해서는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신화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인민은행이 예금자 2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 절
반 이상이 현재의 주택 가격이 '높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답했다.
중국 규제당국이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진정시키길 원한다면 쓸 수 있는 정책도구는 많다. 그동안 기업들이 부채 줄이기에 나서자 시중은행들은 다른 곳에서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부동산 담보 대출을 급격히 늘렸다. 따라서 규제당국은 주택 담보 대출의 성장 속도에 제한을 두는 방식을 취할 수 있다.
대부분의 도시에서 두 번째 주택 구매시 선불 계약금은 주택 가격의 약 40%로 정해져있다. 이전에는 최대 70%로 이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에 이 또한 재조정이 가능하다.
많은 도시들이 부동산 구매 자격과 관련해 비거주민의 주택 구매만을 제한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거주민에게도 구매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제한 대상을 확대할 수도 있다.
물론 반대가 없진 않을 것이다. 올해 상반기 부동산 가격 반등과 건설 붐이 GDP 성장률을 지탱해 주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방 관료들의 승진 여부가 성장률 목표 달성에 달려 있기 때문에 저항이 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중국이 주택 시장의 거품을 터뜨리는 것을 지체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거품 붕괴 후 찾아올 고통은 더 커질 것이다. (레이첼 모라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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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