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5세대(G) 이동통신 ‘대장주’ 케이엠더블유가 급격한 외형 확대에도 고질적인 현금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 이동통신 고객사들의 발주에서부터 납품 후 자금 회수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6개월에 달해 케이엠더블유는 이 기간에 필요한 운전자금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케이엠더블유가 지난 4일 발표한 3분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3분기에 57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6억원 적자) 대비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작년 3분기 866억원에서 올해 3분기엔 2649억원으로 3배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불어난 데는 글로벌 5G 이동통신사들의 장비투자 확대로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네트워크 장비와 초소형 필터 발주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회사가 보유한 현금은 올 들어 3분기까지 크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작년 말 536억원에서 올 3분기 말 376억원으로, 29.8% 쪼그라들었다. 영업을 통해 실제로 손에 쥔 현금을 뜻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올 3분기 -362억원으로 작년 3분기(-392억원)와 비슷한 규모의 마이너스 수준을 기록했다. 재고도 쌓이고 있다. 작년 말 523억원에서 912억원으로 74.3% 불어났다.
이 회사는 글로벌 5G 투자붐으로 올해 내내 고속성장을 거듭하면서도 현금 사정을 개선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다. 케이엠더블유는 미국 일본 중국 등의 통신사가 통신장비를 발주하면, 원자재를 확보한 뒤 베트남 등에서 생산해 해외법인을 통해 제품을 판매한다. 매출채권이 발생해 회수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이 6개월에 달해 이 과정에서 자금의 미스매칭(만기 불일치)이 나타나는 게 고질적 현금난의 주요인이라고 증권업계는 분석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매출이 지나치게 빨리 증가하는 게 역설적으로 이 회사의 현금 확보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판매대금을 받기 전에 원자재 구입을 먼저 하는데,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오른 것도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사 원재료 비용의 70.3%(3분기 기준)를 차지하고 있는 회로품류 가격은 작년에 개당 평균 210원에서 올 3분기엔 696억원으로 3.3배 급증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케이엠더블유는 금융권 차입, 채권 발행 등을 통해 부족한 자금을 융통하고 있다. 차입금 규모도 늘어났다. 이 회사의 장·단기 차입금 잔액은 작년 말 582억원에서 올 3분기 말 657억원으로 12.8%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케이엠더블유의 현금 흐름이 내년에는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5G 시장 활황에 힘입어 영업이익 및 순이익이 늘어나는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왕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내년 중국의 기지국 구축 계획은 올해보다 3.8배 많고, 일본은 내년 상반기에 기지국 구축이 시작된다”며 “케이엠더블유의 내년 실적은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베스트증권이 전망한 케이엠더블유의 내년 순이익은 172억원으로, 올해 전망치(131억원)보다 31.2% 많다.
유상증자도 언제든 꺼내들 수 있는 ‘카드’로 거론된다. 케이엠더블유는 지난 8월 30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발행 주식 수를 5000 만주에서 2억 주로 확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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