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가 2035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가 매년 100만t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와 재생 에너지 등 구리 집약적 기술의 확산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는 가운데 BHP는 향후 10년간 구리 공급과 수요 간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BHP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21년까지 15년 동안 구리 수요 증가율은 연평균 1.9%로 둔화했으나, 오는 2035년까지 연평균 2.6%로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 세계 구리 수요는 지난 75년 동안 연평균 3.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 세계 총 구리 수요는 2500만t의 구리 음극과 600만t의 구리 스크랩을 포함해 총 3100만t에 달했다.
래그 우드(Rag Udd) BHP 최고 상업 책임자는 "오는 205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가 현재보다 70% 증가해 연간 5000만t에 이를 것"이라며 "이는 현재와 신흥 기술 모두에서 구리의 역할과 세계 탈탄소화 목표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BHP는 오는 2050년까지 에너지 전환 부문이 구리 수요의 23%를 차지해 현재 7%에서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터센터·5G·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블록체인을 포함한 디지털 부문은 구리 수요의 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현재 1%에서 상승한 수치다.
래그 우드는 "에너지 전환 가속화와 전기차 보급으로 인해 전체 구리 수요에서 운송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21년 약 11%에서 오는 2040년에는 20%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데이터 센터의 글로벌 전력 소비가 현재 전체 구리 수요의 약 2%에서 2050년에는 9%로 증가해 데이터 센터의 구리 수요도 6배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구리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1인당 구리 소비량은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어 성장 속도는 다소 느려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인도의 구리 수요는 전기 접근성 향상에 따라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인도의 1인당 전기 소비량은 일본의 약 7분의 1, 중국의 5분의 1 수준이나, 향후 수십 년 동안 구리 수요가 코로나 이전보다 5배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구리 채굴은 비용 상승과 광석 등급 하락으로 인해 공급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991년 이후 구리 광산 평균 등급이 약 40% 감소했으며, 향후 10년간 전 세계 구리 공급량의 1/3에서 1/2이 등급 하락과 노후화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BHP는 구리 공급과 수요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2500억 달러(약 330조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