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을 법정관리 위기로 몰고 갔던 ‘소난골 프로젝트’ 인도 지연 사태가 2년 만에 해결됐다. 선주 측이 그동안 미뤄온 잔금을 치르기로 하면서다.
대우조선은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이 발주한 드릴십(이동식 시추선) 2척을 내년 초에 인도하기로 선주 측과 합의했다고 26일 발표했다. 당초 대우조선은 2013년 이 프로젝트를 수주해 2016년 9월 인도할 계획이었다. 수주금액은 12억4000만달러(약 1조4000억원)였다. 이 중 선수금 2억5000만달러를 제외한 잔금(약 1조원)은 인도할 때 받기로 했다.
대우조선은 2016년 6월 드릴십 건조를 완료했다. 하지만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소난골이 대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인도가 지연되기 시작했다. 거액의 대금이 묶인 대우조선은 결국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올해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을 넘어서면서 소난골과 대우조선의 협상이 급진전됐고 인도 일정이 확정됐다.
이번에 새롭게 합의된 계약금은 척당 약 5억3000만달러(약 6000억원)로, 총 10억6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다. 선수금을 포함한 가격이다. 기존 계약가보다는 적지만 현재 시장 가격(4000억~5000억원)보다는 높다. 이와 함께 두 회사는 인도와 동시에 품질보증 의무를 종료하고 기존에 협의한 지분 투자 건도 무효화하기로 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부실의 주범이던 소난골 프로젝트가 원만하게 해결되면서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기틀이 마련돼 조기 경영 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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