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표가 오락가락한다. 중국도 그리 좋지 못하다. 다시 세계 경기가 불황이라는 이름에 묶이는 것이 아닌가 불안해하는 것 같다. 하지만 역시나 결론은 그러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미국은 연방정부 셧다운 문제가 있었고, 중국은 작년부터 미국의 온갖 방해를 받으며 경기 부진의 늪에 빠져 있었다. 매일 같이 미국의 정부 셧다운으로 피해 금액이 얼마라느니, 중국은 경착륙에 직면했다느니 하는 소식이 있었고, 우리는 사실 두 나라의 경제지표가 별로 좋지 않은 것을 알고 있었다.
이제 연방정부 셧다운은 끝이 났고 얼마나 안 좋을 게 나올지 그 지표들을 하나둘씩 열어보는 과정이다. 작년 말부터 열심히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애쓰던 중국은 이제 겨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 선행지수를 하락에서 돌려놓은 상태다. 벌써 마음이 좀 진정되는 것 같지 않은가.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를 보자.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이라고 한다. 안 좋은 수치임은 맞지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 등을 빼고 본 근원소비자물가는 나쁘지 않았다.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이다. 게다가 미국은 ISM(공급관리협회) 제조업지수의 신규 주문이 반등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또 연준이 다시 긴축으로 들어가는 것 아니냐면서 호들갑을 떨고 두려워할 것인가.
모든 경제지표가 아주 좋지 않으면서 완만한 성장을 보인다는 것은 지금 상황에 가장 필요한 것이다. 소비자물가가 양호했던 것처럼 생산자물가도 양호했다면, 또 소매판매까지 괜찮다면 미 중앙은행(Fed)에는 좋은 핑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Fed는 데이터에 의존한 결정(data-dependent)이라는 말로 경제지표가 나오는 것에 따라 유연하게 긴축의 강도를 조절한다고 했다. 지속적으로 지표가 좋게 나온다면 시장에는 우려가 더 커질 수 있는 것이다.
미국 경기와 다른 나라 경기의 차이가 오랜만에 다시 벌어지면서 단기적으로 강달러가 나오는 것이 우리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지금의 경제지표의 오락가락함은 그야말로 딱 긴축을 할 필요는 없을 정도의 완만한 경기 성장과 물가 상승이다. 통화정책을 변경하면서까지 시장을 건드릴 필요 없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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