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라클, 엔비디아, 모더나, 앤트로픽, 나이키 등 5개 기업 이벤트가 대기 중이다. 모두 주가를 크게 흔들 수 있는 이벤트다.
- AI 투자 우려, 실적 발표, 앤트로픽 IPO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일정표가 빼곡해졌다.
- 연준 회의, 중간선거, 지정학적 긴장이 불확실성을 키우는 만큼 연말을 앞두고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 몇 주 사이에 시장의 이목을 끌 헤드라인이 대체 얼마나 쏟아질까.
기술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AI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오르고 있고 네오클라우드 종목들도 맥을 못 추고 있다.
거시경제를 지켜보는 쪽에서는 이번 주 연준 회의를 계기로 추가 긴축 논란이 다시 끓어오르고 있다.
채권 트레이더들에게는 월초부터 이어진 으스스한 금리 상승이 금리에 민감한 종목들에 마법처럼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지정학 이슈를 쫓는 쪽에서는 중동 정세가 계속해서 ’트릿(treat)’보다 ’트릭(trick)’을 더 많이 내놓고 있다.
정치 분석가들은 다음 주 중간선거가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계기가 되거나, 아니면 변동성을 키우는 촉매가 될 것으로 본다. 중간은 없어 보인다.
생각만큼 무섭지는 않다
두려워할 이유가 있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S&P 500 내재변동성은 20 아래로 다시 내려와 안정적인 수준이다. 단기 옵션 가격도 일일 시장 등락폭을 안정적인 범위로 반영하고 있다. 물론 글로벌 투자자라면 멀리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도 갑작스러운 충격의 사례를 찾을 수 있다. 브라질 증시는 월요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의 예상 밖 승리 이후 14% 폭락했다.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눈길 끄는 EPS
그리고 실적이 있다. 3분기 실적 시즌은 (아직까지는 1·2분기만큼은 아니지만) 인상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S&P 500은 전체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를 꾸준히 웃돌아 온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으며, 또 한 번 25% 이상의 이익 증가율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번 주에는 주요 AI 관련 기업 몇 곳이 실적을 발표하고, 애플(NASDAQ:AAPL)은 11월 첫째 주에 3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다만 오늘은 개별 종목 변동성에 초점을 맞춘다. 저희 팀은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기업 이벤트 5건을 추렸다. 굵직한 거시경제 일정과 맞물리는 만큼, 투자자들은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이들 이벤트를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주목해야 할 종목과 각 이벤트가 시장에 중요한 이유를 정리했다.
10월 28일: 오라클 애널리스트 데이
첫 테이프는 오라클(NYSE:ORCL)이 끊는다. 오라클은 수요일 ’오라클 AI 월드’에서 애널리스트 데이를 개최한다. 행사를 앞둔 주가는 무려 33% 하락한 상태로, S&P 500과 정보기술(IT) 섹터를 크게 밑돌고 있다. 웹캐스트는 미 동부시간 오전 11시 55분에 시작된다. 4분기가 벌써 절반 가까이 지난 만큼, 월가는 경영진에게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OCI)의 최근 추이를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연중반 이후 AI 인프라 종목들이 호된 조정을 받아온 터라 행사 분위기가 마냥 밝지만은 않을 수 있다. 오라클은 최근 12개월간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몇 안 되는 하이퍼스케일러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자본 배분 결정이 될 전망이다. AI 업황을 가늠할 단서가 가득한 자리가 될 것이다.
11월 9일: 엔비디아(NVIDIA) 사업 현황 발표
엔비디아(NASDAQ:NVDA) 주가 역시 하락 국면에 빠져 있다. 그럼에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엔비디아는 매출과 이익 모두 시장 예상을 꾸준히 웃돌고 있으며, 연초 이후 S&P 500 대비 초과수익(알파)도 내고 있다. 하지만 10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243달러는 아득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월가에서 우려하는 목소리는 많지 않다. 젠슨 황 CEO는 AI 투자 자금 조달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그 규모도 어느 때보다 크다고 투자자들과 시장 전반을 거듭 안심시키고 있다.
11월 9일 비즈니스 업데이트의 세부 내용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참석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AI 수요 가시성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엔비디아는 11월 다수의 기업 행사에도 참석한다. 스마트시티 월드 콩그레스 2026(11월 3일), 슈퍼컴퓨팅 SC 2026(11월 15일), 마이크로소프트 이그나이트(11월 17일) 등이다.
11월 12일: 모더나 애널리스트 데이
불과 사흘 뒤에는 모더나(NASDAQ:MRNA)가 애널리스트 데이를 연다. 모더나 주가는 지난 8월 머크(NYSE:MRK)와 공동 개발 중인 흑색종 치료용 개인 맞춤형 mRNA 암 백신이 임상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내면서 급등한 바 있다. 주가는 10월 초까지 오름세를 이어갔다. 그러다 10월 22일(목) 백신 데이터가 유출되면서 17% 급락했다. 해당 결과로 보이는 자료는 한 암 전문 뉴스 사이트에서 삭제됐지만, 주가는 최근 기록한 수년래 최고치 대비 여전히 25% 넘게 낮은 수준이다.
최근 애널리스트들의 모더나에 대한 시각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11월 12일 행사에서는 치료제의 실제 진척 상황에 대한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옵션 트레이더들은 이미 큰 폭의 주가 변동에 대비하고 있다. 85%에 달하는 모더나의 내재변동성만 봐도 알 수 있다. 모더나는 11월 6일(금) 3분기 실적도 발표한다.
11월 16일 전후: 앤트로픽 IPO?
이번 이벤트는 다소 추측에 가깝지만, 현금이 풍부한 앤트로픽(ANT)이 언제 상장할지 가늠해 보자. 화요일 S-1(증권신고서) 제출에 이어, 클로드(Claude) 개발사인 앤트로픽은 11월 9일 주간에 IPO 로드쇼에 나설 수 있다. 회사 측은 추수감사절 전에 거래를 시작하고 싶어 할 수 있으며, 그렇다면 IPO 날짜는 11월 16일(월) 또는 그 직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증권법에는 로드쇼 개시 시점과 거래 개시 시점을 규정하는 일정 요건이 있다. 어느 쪽이든 기술주 투자자들은 연말 연휴를 앞두고 새로운 종목(기업가치 2조 달러에 달할 가능성도 있다)을 맞이하게 된다. 다만 앤트로픽은 아직 IPO 날짜를 확정하지 않았다.
11월 17일: 나이키 애널리스트 데이
마지막은 오랜 부진주 나이키(NYSE:NKE)다. 연초 이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DJIA) 구성 종목 중 수익률 최하위를 기록 중인 나이키는 10월 초 실적 발표 후 기록한 저점에서 반등했다. 기술적으로 보면 그날이 중요한 분기점이었을 수 있다. 주가는 장 초반 32달러 아래로 밀렸다가 매우 많은 거래량을 동반하며 장 마감까지 크게 반등했다.
10여 년 만의 최저점 대비 18% 오른 현재, 적어도 일부 가치투자자들은 조심스럽게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 힐 CEO 역시 펀더멘털 측면의 턴어라운드를 입증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행사는 2017년 이후 처음 열리는 나이키의 인베스터 데이로, 새로운 장기 가이던스가 나온다면 애널리스트들의 집중 분석 대상이 될 것이다.
결론
실적 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키울 요인들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미국 대형 기업 여러 곳이 여는 기업 행사도 연말 장세를 좌우할 수 있다. 투자자와 포트폴리오 매니저 모두 소화해야 할 재료가 많은 만큼 이 일정들을 꼭 달력에 표시해 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