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일 천연가스(4월)는 공급 제한 이슈에 반응해 강한 상승을 보였다. 미국 최대 천연가스 생산 업체인 EQT사는 낮은 천연가스 가격에 대응하기 위해 3월 말까지 하루 생산량을 약 10억cf 가량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수주간 천연가스 가격은 3년반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며 2월말 한 때 $1.5/mmBtu를 위협하기도 했던 바 있다. EQT사는 1분기동안 약 300억cf에서 400억cf 가량의 생산 감소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사의 이번 발표가 다른 업체들과 차이가 있는 부분은, 연간 생산 가이던스가 아닌 현시점에서 생산량 감축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선언한데 있다. 온화한 날씨와 낮은 난방 수요, 셰일 업체들의 천연가스 생산량 증가가 예년보다 20% 가량 높은 수준의 재고를 부각시키면서 천연가스 가격은 업체들의 BEP 수준인 $2를 하회했다. 투자자들도 절대값만 놓고보면 낮은 가격이지만 예년보다 낮은 수준의 난방 수요와 높은 재고로 선뜻 저가 매수를 단행하지 못하던때 EQT사가 좋은 명분을 제공해준 셈이 됐다. Cheasapeake사를 비롯해, Antero사, Comstock사의 가이던스 하향 조정에 이은 EQT사의 단기 생산 감축 대응이 공급 과잉 우려가 팽배하던 시장에 새로운 자극을 줬다. 다만 높은 유가로 인한 셰일 업체들의 증산(그에 따른 셰일가스 생산 증가)과 3월 중순까지 연장된 Freeport 수출항의 공급 차질 이슈는 여전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WTI(4월)은 $80에 대한 기술적 부담에 소폭 조정받았다. OPEC+의 추가 감산 이슈는 이미 수주전부터 나왔던 것인 만큼 유가 상승 모멘텀을 제안했다. 원유 수요에 대한 뚜렷한 개선세가 부재한 가운데 미세한 공급 제한 이슈만을 가지고 주요한 저항선인 $80를 유지하기 쉽지 않다. 일단 이번 OPEC+의 추가 감산도 기존 감산 수준을 1분기 연장한데 그친 셈이며(러시아가 수출 감축을 일부 생산 감축으로 돌리기는 했지만), 미국의 꾸준한 증산과 OPEC 감산 면제국들의 지속적인 생산 증가가 유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최근 신예 주요생산국인 가이아나의 약진도 도드라진다. 2월 가이아나의 원유 수출량은 62.1만bpd로 남미 주요 생산국인 베네수엘라의 60.4만bpd 수출량을 넘어섰다. Exxon사를 비롯해 Chevron사, Hess사, CNOOC사 등 주요 메이저사들의 적극적인 투자 결과다. 작년 평균 생산량이 40만bpd였던 것을 감안하면 50%나 생산량이 증가한 셈이다. 뚜렷한 수요 회복이 부재한 상황에서, 단기 대형 공급 차질 이슈없이 의미있는 유가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