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벌써 1분기 증시의 마지막 거래일입니다. 2021년 새해 기대감과 열기 속에 시작한 증시는 개인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숨 고르기 장세로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지나가는 1분기 증시에 있었던 증시 이슈들을 뒤돌아보면 앞으로 2분기 증시가 희미하게 보입니다. 2분기 증시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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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냄비처럼 뜨거워졌다는 식어버린 투자심리 : 1분기 개인 투자자
지난 1월 증시는 그 직전 20년 11월과 12월 증시가 매달 두 자릿수씩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의 마음을 뜨겁게 만들었지요. 지금이라도 당장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뒤처질지 모른다는 불안심리 즉, 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지배했던 시장 분위기였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는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런 일이 있었나?” 싶으시겠습니다만, 1월 초중반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마치 주식투자 아니면 인생이 끝나는 것처럼 증시로 뛰어들었지요. 1월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는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21조6,500억 원에 이를 정도였습니다.
특히, 이 시기 증시로 뛰어든 개인 투자자의 특징은 그 이전과 달리 보수적 성향이 강한 투자자였습니다. 은행이나 부동산만 투자하던 이들이 FOMO 불안감에 휩싸여 증시로 뛰어들었고, 그나마 안전하게 투자하겠다는 공통된 심리가 있었던지라 삼성전자와 현대차로만 매수세가 쏠렸고 1월 중순까지 차별화 장세의 원인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1월 11일 사상 최대 거래대금을 만든 이후 주식시장이 석 달을 횡보하니 1월에 비해 주식시장에 관한 관심은 3월 말 현재 크게 식었습니다.
마치 양은 냄비가 뜨겁게 달구어졌다가 차갑게 식은 것처럼 말입니다.
(※ 저는 이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1월 당시 비이성적인 군중심리 상황이 심각한 과열은 아닌지 불안하다 말씀드렸는데, 지금은 정말 차분 해졌으니 말입니다.)
[1월 11일 군중심리가 폭발한 이후 증시 조정 속에 거래대금은 급격히 감소하였다]
▶ 민감한 이슈도 시간이 지나면 별것 아닌 이슈가 된다 : 게임스탑 사태 기억나시나요?
주식시장은 소음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곳입니다. 한시도 주식시장에 악재가 없었던 적이 없었고, 때에 따라서는 시장을 휘청거리게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악재들 불과 한 달만 지나도 사람들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요.
지난 1월에 발생한 게임스탑 사태 혹시 기억나시는지요?
게임스탑과 AMC 등에 헤지펀드들이 공매도하자, 미국 개미투자자들이 힘을 모아 주가를 끌어 올리면서 게임스탑과 AMC 등의 주가를 폭등시켰지요. 이로 인해 관련 종목에 공매도했던 헤지펀드들은 심각한 자금난에 빠지면서 1월 말 한국증시를 4거래일 연속 음봉 하락을 만들게 한 이유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난리 났네, 난리 났어”라며 시장은 불안감에 빠졌고, 이로 인하여 금융회사가 파산하여 예측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일들이 연이어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등장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증시는 도도하게 제자리로 돌아갔고 미국 증시와 유럽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하였습니다.
다만, 그 당시 불안 요인으로 등장한 금융회사 파산 등의 불안감은 최근 한국계 미국인 빌 황 씨가 이끄는 아케고스에서 연쇄 마진콜을 일으켰고 일시적인 해외 금융회사의 불안감을 키웠습니다. 하지만 증시는 무덤덤합니다. 아케고스 사건이 게임스탑, AMC 사태와 밀접한 연관이 있을 터이지만 그냥 그렇게 잊혀가고 내년이 되면 아무도 기억하지 않을 것입니다.
(※ 혹시 20년 1월 연초 증시를 흔들었던 솔레이마니 사건 기억나시나요?)
▶ 설 연휴 이후, 글로벌 장기금리와 인플레이션은 가속화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1월 1%를 넘은 이후 빠르게 상승하면서 최근에는 1.8% 문턱까지 이르렀습니다.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그리고 전 세계 주요 국가들에서 공통으로 발생하는 현상이고, 채권 시장은 공황에 빠졌다고 할 정도로 매우 빠른 금리 상승 속도입니다.
이러한 장기금리 상승은 미국의 경기 부양책이 조$로 계속 연이어 발표되면서 국채 발행도 늘고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생산자 물가가 상승하고, 생산보다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니 공장들은 재고가 바닥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지요.
(ex, 전기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 시멘트 재고 등등)
인플레이션은 오랜 기간 디플레이션을 경험한 세계 경제에 있어서 꼭 필요한 변수이고 이는 결국 증시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져다줄 것입니다. 다만, 너무 급하게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다 보면 장기금리도 빠르게 상승하고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매파적으로 바뀔 수가 있습니다.
(※ 브라질, 터키 등 이머징 취약국들의 기준금리 인상 및 미국 연준 위원들의 완화적 태도의 변화 조짐)
따라서 2분기(4~6월)에는 인플레이션과 장기금리 상승 속도가 증시에 간헐적인 발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 이미 최상의 경기 회복 시나리오가 보이고 : 수출 통계
2021년 올해 수출을 예상할 때 보수적 수치인 2019년 수준으로 회복한다면 또는 긍정적 수치인 2018년 수준으로 회복한다면 이라는 가정을 통해 수출 전년동기비를 비교한 자료를 작년부터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1분기 실제 발표된 수출 통계는 2018년 수준인 긍정적 시나리오 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3월 20일까지의 수출 실적은 긍정적 시나리오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1년 수출 가정 중 긍정적인 시나리오 쪽으로 1분기 수출은 실제 달성하고 있다]
[원자료 : 관세청, 추정분석 : lovefund이성수]
이런 분위기라면 2분기가 시작되는 4월에는 수출이 전년동기비 40% 증가를 기록하고 5월에는 50%에 육박하는 증가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큽니다.
수출 증감률에 대략 절반 정도 수준으로 상장기업 평균 매출액이 형성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2분기 상장기업들의 매출은 20%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세 자릿수 증가를 기록하는 회사가 부지기수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1분기에 수출도 고무적이기에 1분기 상장사 평균 매출도 전년동기비 5% 수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2분기에는 더 큰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내포되어있는 것이지요.
▶ 연기금 매도와 공매도 재개는 수급에 남은 불확실성
국민연금은 자산 배분 전략 리밸런싱 과정에서 주식을 매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3월에 국민연금 기금에서의 국내 주식 비중을 확대하라는 여론이 만들어지긴 하였습니다만 최종 결론은 미루어졌지요.
아마 지금의 매도 속도로 국내 주식 비중을 맞추려 한다면 초여름까지 매도해야 하면서 4, 5월 증시 수급에 있어 연기금 매도가 계속 부담 요인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이 부분은 2분기에 잠재적 수급 불안 요인입니다.
그리고 5월에는 공매도가 재개되지요. 법 제도가 강화되었기에 개인 투자자가 우려하는 부분이 많이 사라지긴 하였습니다만, 잠시 사라졌던 공매도가 재개된다면 일시적인 증시 불안 요인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제한적인 공매도 재개로 시작되기에 시장 충격 정도는 가늠하기는 어려울 듯하고, 한편 게임스탑 사태 속에 헤지펀드가 휘청거렸던 것을 본 공매도 플레이어로서는 이전보다는 소극적일 가능성도 큽니다.
다만, 이 두 가지 변수는 2분기에 수급 측면에서의 부담 요인으로 계속 체크해야할 변수입니다.
▶ 정리하면서 : 2분기도 소의 걸음처럼 묵묵히
올해 가장 많이 쓰는 표현이 소처럼 묵묵히 걸어간다는 ‘우보만리’입니다.
시장이 들쑥날쑥 시끄러워도, 묵묵히 자신의 원칙을 따라 걸어가시다 보면 시장 잡음은 오히려 여러분의 수익률을 만들어 주는 기회가 되어줄 것입니다.
마치 이번 1분기 때 시장 노이즈로 증시가 3,000p까지 밀리면 저가 매수 기회가 되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저도 묵묵히 소걸음처럼 길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증시 토크 2분기에도 강하게 이어가겠습니다.
2021년 3월 31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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