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8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원유 대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언제나 리스크가 높은 일이었다. 투자자들이 에너지주를 평가할 때 겪는 가장 큰 난관은 원유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상하는 것이다.
불확실한 장기 수급 전망과 재생에너지 사용 증가, 전기 자동차, 그리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세계적인 움직임까지 더해지면서 잔뼈가 굵은 장기 에너지 상승론자들도 적절한 "원유 대기업" 주식을 찾아내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에너지 소비 방식을 극적으로 변화시킨 코로나19도 또 다른 장애물이다.
2분기 유가는 더디지만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던 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금처럼 심각한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원유 수요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가 경제를 봉쇄하고 항공사들은 운항을 취소하며 통근조차 줄어든 나머지 대폭 감소했다.
현재 유가는 3월 저점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가격이지만, 금년 들어서는 35% 가량 하락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브렌트유는 금요일 배럴당 $42.66까지 하락했으며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는 약 3개월 만에 최악의 주간 하락폭을 기록한 뒤 $42를 밑돌고 있다. 미국과 인도 등 각국에서 감염률이 치솟고 있는 탓이다.
세계 최대의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런 불확정요소들에 대응하기 위해 10월 인도 원유 가격을 인하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블룸버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세계 각지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연료 수요 감소가 일어날 것을 예상했기 때문에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유 주식 적자
상위 10종목으로 엑슨모빌(Exxon Mobil, NYSE:XOM)과 셰브론(Chevron, NYSE:CVX), 필립스 66(Phillips 66, NYSE:PSX) 등의 원유 대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Vanguard Energy Index Fund ETF (NYSE:VDE)는 S&P 500 지수가 3월 매도세로 발생한 손실을 만회한 지금까지도 2020년 들어 40% 이상 하락한 가격대에 머무르고 있다.
에너지주를 피할 이유는 경제적 불확실성만이 아니다. 매수 뒤 보유 전략을 펼치는 투자자들에게는 배당금이 유지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1분기에 일어났던 유가 급락으로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가스 및 원유 업체들 일부가 배당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했다.
로열 더치 쉘(Royal Dutch Shell, NYSE:RDSa)은 올 4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배당금을 66% 가까이 삭감했다. 유전 서비스 업체 슐럼버거(Schlumberger, NYSE:SLB)도 비슷한 시기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배당금을 75% 삭감했다.
엑슨모빌과 셰브론은 아직까지는 배당금을 삭감하지 않은 대기업에 속한다. 하지만 수요가 재차 감소하거나 OPEC+가 소속국의 감산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엑슨모빌은 2분기, 금세기 들어 처음으로 2분기 연속 손실을 입었다. 셰브론은 1998년 이후 최악의 분기 성적인 83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원유 대기업들은 지난 10년간 성장세 둔화와 수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을 잡아두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나마도 어려운 상황이 닥친 듯하다. 투자은행인 에버코어 ISI(Evercore ISI)에 의하면 자산 관리인들의 원유 및 가스 관련 주식 보유량은 15년 저점 수준까지 감소했다.
최종 결론
지금과 같은 경제 상황에서 원유 주식은 매력적인 투자 선택지라고 보기 어렵다. 수익은 점점 줄어가고 있으며, 배당금 역시 위태롭다.
이러한 기업들은 원유나 천연 가스, LNG의 공급 과잉과 같은 요소의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받는다. 코로나19 확산의 가속화와 화석연료를 기피하는 분위기를 생각한다면 상황이 당장 바뀌기는 어렵다.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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