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5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코로나19가 국가 경제에 지대한 타격을 입히면서 글로벌 원유업계도 심각한 하락세를 겪고 있다. 세계 최대 수준의 규모와 생산 능력을 갖춰 종종 석유 메이저라고 불리기도 하는 업체들은 기업 건강을 유지하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량과 수천명의 직원 감축에 나섰으며, 한때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배당금을 삭감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대규모 구조조정이 일어나는 와중에도 수요 회복의 신호를 찾고 있다. 이는 현재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을 기회로 이용하기 위해서다.
지금부터 3대 석유 메이저들이 지난주 발표했던 분기 실적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목표는 이 업체들이 현재의 수요 붕괴가 어느 정도 단계에 들어섰다고 판단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브렌트유는 이번 사태로 4개월 사이에 배럴당 $70에서 $26까지 하락했다.
1. 엑슨모빌: 긍정적인 초기 신호 확인
미국 최대의 원유 업체인 엑슨모빌(Exxon Mobil, NYSE:NYSE:XOM)은 5월 1일 금요일 실적 발표에서 2020년 1분기 평가 손실을 30억 달러로 계상함에 따라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6.1억 달러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엑슨모빌은 코로나19 봉쇄로 인해 2020년 자본 지출 계획을 100억 달러, 내지는 30% 삭감해야 했다. 텍사스주 어빙에 위치한 원유 및 가스 탐사·생산기업인 엑슨모빌은 가치 창출을 위해 급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던 와중 코로나19 사태를 맞았다.
현금 유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피하던 다른 업체들과는 달리 새로운 사업에 대해서도 거액의 투자를 진행하던 상황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종결 뒤에도 원유 수요는 암울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엑슨모빌은 미래 수요 성장에 대한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8.07%의 배당률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현재 연간 배당금은 주당 $3.48이다.
CEO인 대런 우즈(Darren Woods)는 실적 발표에서 투자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입장을 전했다:
“3곳의 시장 모두에서 전반적으로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 5월물 거래량은 유럽과 미국, 그리고 아시아 시장에서 모두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긍정적인 초기 신호가 보이고 있다.”
주가는 금년 들어 37% 하락한 상태다.
2. 셰브론: 바닥을 친 에너지 수요
엑슨모빌의 경쟁업체인 셰브론(Chevron, NYSE:CVX)은 지난 금요일, 2020년 1분기에 전년 대비 36% 상승한 36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금년 하반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유가 붕괴의 영향으로 재무상태가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몇 주 전 발표했던 40억 달러의 자본 지출 삭감에 더해 추가적으로 20억 달러의 예산을 감축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CEO인 마이크 워스(Mike Wirth)는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세계와 원유업계는 현재 매우 곤란한 처지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데이터는 에너지 수요가 바닥을 쳤다는 것을 보여주며, 회복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연간 $5.16의 배당금을 유지하는 것이 우선 사항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배당률은 5.77%다,
셰브론은 엑슨모빌과는 달리 방어적인 태세로 코로나19 사태를 맞았다. 작년 말경, 천연가스의 대규모 평가 손실로 10여 년 만에 최악의 적자를 감당해야 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셰브론은 엑슨모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3월 23일 저점에서 벗어나 회복 중이다. 주가는 금년 들어 26% 하락했다.
3. 로열더치쉘: 배당금 대폭 삭감
석유 메이저들 중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것은 로열더치쉘(Royal Dutch Shell, NYSE:RDSa)이다. 쉘은 4월 30일 목요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배당금을 대폭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47센트의 분기 배당금을 16센트로, 배당률을 9.89%에서 4.09%로 낮추면 연간 100억 달러의 지출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쉘의 1분기 조정 순이익은 전년 대비 46% 하락한 28.6억 달러였다.
CEO인 벤 반 뷰어든(Ben van Beurden)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에너지 소비와 가격, 심지어는 일부 자산의 유지 가능성까지도 "불확실한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배당금 삭감은 "매우 암울한 시나리오"에 기반한 것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종결된 뒤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뷰어든은 코로나19가 세계 에너지 소비에 지속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이며, 원유 수요가 2019년 수준까지 회복할 수 있을지의 여부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쉘의 주가는 금년 들어 45% 하락했다.
최종 결론
원유업체들이 다양한 방향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삭감은 원유 수요 회복이 지난한 과정이 될 것이라는 신호다. 주가는 지난 2개월 동안 크게 하락했으며, 불확실성은 앞으로도 더한 리스크를 안겨줄 것이다.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인베스팅닷컴 & https://kr.investi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