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6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글로벌 원유시장은 사상 초유의 격동기를 겪고 있다. 고작 4주 사이 가파르게 하락한 유가는 지난주, 세계 최대 산유국들 사이의 유가 전쟁이 끝날지도 모른다는 기대 속에 사상 최대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수요가 붕괴했음에도 시장 점유율을 노리고 본격적인 증산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사이를 중재하기 위해 미국이 나섰다는 소식이 들려온 뒤의 일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가가 급락한 대형 원유업체들의 주식 매수에 대한 흥미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미국 최대의 원유 업체인 엑슨모빌(Exxon Mobil, NYSE:XOM)은 3월 23일부터 약 30% 상승해 $39.21을 기록했다. 셰브론(Chevron, NYSE:CVX) 또한 3월 저점부터 42% 상승해 $75.11로 금요일 거래를 마감했다
하지만 원유 주식이 상승세를 보인다고 해서 에너지 업체들이 마주한 불확실하고 적대적인 환경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브렌트유 선물은 일요일,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의 협상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로 12% 하락했다.
러시아를 포함한 OPEC+는 월요일이 아닌 4월 9일, 각 지역의 보고서가 확인된 뒤 화상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미국이 여기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시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OPEC에 대해 적대적인 반응을 보였다. 토요일에는 국내 원유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수입 원유에 관세를 부과할지도 모른다는 협박을 내놓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밝힌 바에 의하면 이번 회담의 목표는 약 10%의 감산이다. 사상 최대 수준이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의하면 만약 협상이 타결되고 최대 일일 1,000만 배럴의 감산이 이루어진다 해도 3,500만 배럴에 달하는 공급과잉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실물시장 일각에서는 이미 가격이 마이너스로 들어섰으며 트레이더들은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유조선에 원유를 부어넣고 있다.
셰브론과 엑슨, 투자해야 할 이유
만약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유를 생산하는 국가들이 감산에 동참할 것이라고 가정한다 해도 지금처럼 공급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는 원유 주식이 강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어렵다. 에너지주 포지션을 취할 생각이라면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대차대조표가 탄탄한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심플러 트레이딩(Simpler Trading)의 옵션부문 이사 다니엘 셰이(Danielle Shay)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재앙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가장 덩치가 큰 원유 기업들 뿐일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이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은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부채비율이 낮은 업체들 뿐이다. 여기 해당되는 기업은 셰브론과 엑슨 정도이며, 그 뒤로는 이번 위기를 넘길 정도의 자금을 갖춘 대기업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원유 주식에 투자할 때에는 유가 변동성 외에도 수많은 리스크가 있다. 원유 대기업들은 자금을 보존하기 위해 배당금을 인하하고 주식 환매 계획을 포기하려 할지도 모른다. 원유 주식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 두 가지가 사라지는 것이다.
첫 단계로는 수많은 기업들이 설비투자(CAPEX) 계획을 크게 축소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셰브론은 설비투자 예산을 20% 삭감했으며, 1분기 중 17.5억 달러 상당의 주식을 사들인 환매 계획을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 NYSE:COP) 또한 지난달 설비투자와 환매 프로그램 축소를 발표했다. 유가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한다면 다음에 이러한 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엑슨모빌이 될지도 모른다.
원유 주식의 수익률은 이미 극단적인 수준의 재정적 압박을 보여주고 있으나, 과연 어떤 기업이 배당금 인하에 나설지 예상하기는 어렵다. 원유 기업들은 이미 수많은 경기 침체를 이겨냈으며, 2008년 금융 위기 또한 버텨냈다.
엑슨모빌 CEO인 대런 우즈(Darren Woods)는 3월 5일 열린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엑슨이 "믿음직하고 꾸준히 인상되는 배당금"을 지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엑슨모빌은 지난 37년 동안 매년 배당금을 인상했다.
최종 결론
지금 상황에서 원유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수요 붕괴 상황에서 원유업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지출을 줄이고 자금을 절약하는 것 정도밖에 없다. 시장이 회복세에 들어선다고 해도 원유 섹터 전반은 부진한 실적을 보이게 될 것이다.
--번역: 임예지/Investing.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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