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3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OPEC은 이번 주 빈에서 열린 회담에서 원유 시장에 있어서 자신들의 무용함 - 적어도 지금 상황에서는 - 을 전시했다. OPEC과 OPEC+ 협력국들은 현재 감산안을 9개월 더 연장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시장은 이를 사실상 무시했다.
원유는 월요일 오전 중 미미하게 상승했다. 사실 OPEC의 결정보다 시장에 큰 영향을 준 것은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된 긍정적인 소식이었을 것이다. 화요일, OPEC+가 향후 9개월의 할당량에 서명하고 새로운 선언문에 찬성하면서 유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브렌트유는 화요일을 3% 하락으로 마감했다.
시장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은 이미 예상했던 결과였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OPEC의 할당량이 원유 재고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OPEC과 OPEC+가 감산을 시작하기 2개월 전인 2016년 10월과 2019년 5월의 산유량을 비교해본다면 OPEC의 움직임은 원유 공급을 크게 변화시키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6년 10월부터 2019년 5월 사이에 감소한 OPEC 산유량의 약 70% 정도는 이란과 베네수엘라에서 감소한 분량이다. 다시 말해, 산유량이 감소한 것은 미국의 제재와 실제로 생산할 수 있는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며 OPEC에서 합의한 할당량에 따라 감산에 나섰기 때문이 아니라는 뜻이다. 또한 감산량 중 7%는 앙골라에서 발생했으며, 이것 또한 불가피한 사정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 시기 감산량은 이란이 일일 152.5만 배럴, 베네수엘라가 일일 134.7만 배럴, 앙골라가 일일 30.3만 배럴이었다. 다른 OPEC 국가의 감산량은 총 130만 배럴에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OPEC의 산유량 감소 중 75% 이상은 OPEC의 개입없이도 일어날 일이라는 것이다.
세계 산유량은 기본적으로 2년 전과 변한 것이 없다. 2016년 4분기의 세계 산유량은 일일 9,900만 배럴에 달했다. 2019년 1분기에는 일일 1억 배럴을 조금 밑돌았다. 한편 미국의 산유량은 2016년 10월 말부터 2019년 5월 말 사이 일일 390만 배럴, 혹은 45.5% 증가했다. 미국 산유량의 증가가 OPEC의 자발적 감산보다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이란과 베네수엘라, 앙골라의 원치 않는 감산을 제외한다면, 2016년 하반기부터 OPEC의 자발적인 감산 85% 가량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책임져왔다. 이라크, 가봉, 아랍에미리트의 산유량은 오히려 2016년 10월보다 2019년 5월에 증가한 상태다.
OPEC은 자력으로 시장을 안정시킬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라도 하는 듯이 OPEC+와 협력을 맺었다. OPEC은 이 협력국들이 감산의 부담을 나눠주기를 바라고 있으나, 이들 역시 믿을만한 상대는 아니다. 특히 러시아는 자국이 할당량을 지키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이번 주 타결된 9개월 연장안은 OPEC이 가격 결정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더욱 줄어들었다는 것을 뜻한다. 만약 감산안이 지켜진다면 2020년 3월까지 그대로 유지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더불어, OPEC이 미국의 산유량을 상쇄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행동도 없다. OPEC이 현재 움직일 수 있는 산유량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며 큰 영향력이 없다. 몇몇 OPEC 국가에 대한 제재나 문제 등, 지난 몇 년 사이 OPEC에게 일어난 가장 좋은 일들은 모두 OPEC이 제어할 수 없는 범위에서 일어난 일이다.
OPEC이 앞으로도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OPEC이 자발적으로 취할 수 있는 행동은 가격을 위로도 아래로도 크게 움직이지 못한다. 이번 주 OPEC의 회담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지만,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당장 내년에 크게 바뀔 수도 있다.